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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칼럼]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두발기증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청소년들

작성자 : 이영훈 작성일 : 2015-07-07 조회수 : 513


   기자의 배우자는 20년째 수학강사와 과외 수업을 하고 있다.

   어느날 기자의 집에서 과외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뒷머리를 보니 평소와는 다른 낯설음이 느껴졌다. 과외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갑자기 머리는 왜 자른거야? 머릿결이 상했니?”
   “소아암 환자 가발 만들어 주려고 잘라서 기증했어요”

   이제 겨우 중학교 2학년 여학생들(김예은 소화데레사‧정선화)의 입에서 나온 답변에 기자는 부끄러움과 무관심함 그리고 청소년 희망 등의 감정이 교차하면서 한동안 말을 잊고 멍한 상태가 되버렸다.

 

   나 역시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중학교 여학생에게 ‘긴 생머리’는 어떤 의미인지 익히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학생들은 지난 4월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 때 있었던 난타 공연을 위해 시험 기간임에도 학원에 결석했던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더욱 마음이 짠해졌다.

 

   이들의 얼굴에서 천사를 본 건 과연 저 뿐이었을까?

 

   자연모발을 기부 받아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경감해주기 위해서 가발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누구에게 자랑하거나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사랑을 실천한다는 마음 하나로 귀한 머리카락을 기증한 것이다.

 

   교구에서 ‘청소년 활성화’를 외치고 있는 이즈음에 이들의 선행이 귀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을 설득했다.

 

   “청소년에게 희망을”이 아닌, ‘희망은 청소년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이영훈 토마스아퀴나스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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