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봉사 등 40여 일 체험
비포장길 헤치며 신자 방문
선교사제들 열정에 ‘감동’
▲ 6월 30일부터 8월 8일까지 남수단으로 선교지 실습을 다녀온 박준후(왼쪽)·유진호(오른쪽) 신학생.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남수단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신부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양들을 찾아가는 예수님 사랑을 배웠습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 2학년차 박준후(프란치스코)·유진호(스테파노) 신학생은 지난 6월 30일부터 8월 8일까지 남수단 아강그리알·쉐벳 지역으로 선교지 실습을 다녀왔다.
한 달여 동안 신학생들은 쉐벳성당 건축 현장에서 일하고 진료소에서 봉사하고 현지인들과 함께 미사도 봉헌하고 교류하며, 남수단 선교지의 일상을 체험했다.
“‘선교’라고 하면 우리의 신앙을 전달한다는 것이 떠오르는데 실제 선교현장에서 본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신부님들은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전달’이라기보다는 함께 나누는 ‘공유’라는 말이 더 어울렸습니다.”
신학생들은 남수단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목활동을 돕고 견학하면서 “해외선교가 특별히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피부색이나 문화, 전통, 환경 등이 다를 뿐,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면서 하느님에게서 오는 희망을 나누는 일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한국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선교사제들은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한 그곳에서 포장되지 않은 거친 길을 헤치고 신자들을 만나러 다녔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병들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해 무료진료를 했다.
박준후 신학생은 “언어와 문화가 많이 다른 현지인들 안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노력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님이 사람들 안에서 함께 살아가셨듯이 선교도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이뤄진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크게 느낀 것은 ‘소통’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신학생들은 현지인들과 말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현지인들은 마치 어제도 본 사람처럼 스스럼없이 신학생들에게 다가왔다.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이들 앞에 서로 다른 언어는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유진호 신학생은 “우리가 보기에는 아픔도 괴로움도 많은 사람들이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면서 “행복한 모습은 서로서로 사랑하게 하는 뿌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수단 사람들과 함께 많이 웃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오랜 내전과 가난, 교리에 반하는 전통으로 남수단 사람들은 여전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남수단에 계신 봉사자분들은 모두 60세 이상이신데 젊은 분들도 남수단에서 봉사하시면서 행복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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