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와 본당을 초월하여 전례문화적으로 소외된 성지나 시골의 공소, 성당, 그리고 교도소 및 병원을 찾아다니며 거룩한 노래로 주님을 증거하는 합창단이 있다.
영어로는 매력적인 목소리로 화음을 만든다는 의미의 뜻을 지닌 참보이스앙상블(단장 하진호아우렐리아노‧지휘 송민숙 데레사‧영성지도 정광해 시몬 신부)이다.
올해로 12년째 활동하는 이들이 이번 가을음악회를 10월 30일 성라자로마을에서 열었다.
이번 참보이스앙상블 가을음악회는 교구 성음악위원회(위원장 현정수 요한사도 신부)가 주최하고, 성라자로마을(원장 박현배 야고보 신부) 및 여러 기관과 단체의 후원으로 마련된 것이다.
음악회에서는 성라자로마을 가족들이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성음악과 가곡, 오페라나 뮤지컬, 오라토리오의 주제곡 등 주옥같은 명곡은 물론, 마임 및 마술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깊은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시작은 합창단원들이 2층 뒷문을 통해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개사한 ‘이스라엘 백성의 노래’를 불렀다. 성당 제대가 아닌 성당 전체에서 울려 퍼지는 하느님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다.
1부 순서는 ‘은총의 계절에 부르는 찬양의 노래’ 라는 주제 하에, ‘이스라엘 백성의 노래’에 이어 ‘성모 마리아 모음곡’과, ‘일으켜 주시리(You Raise Me Up)’,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나오는 ‘주님 영광’ 등을 곡중 독창이 혼합된 웅장한 남성 합창으로 연주되었다.
2부 찬조 공연 순서에서는 마술과 모노마임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돋구어 성당 안이 웃음과 탄성으로 가득하였다. 특히, 지휘자 송민숙 데레사와 수석 독창자인 정성옥 스테파노 독창과 이중창, 그리고 베이스 파트 단원인 공영창(요한) 씨와 공영준(필립보) 씨의 노래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3부 순서는 ‘풍요로운 계절에 부르는 고향의 노래’라는 주제로 ‘남촌’, ‘고향의 노래’,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하여 멀리 고향을 떠나온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고향심을 일깨우고 아스라한 상념에 젖게 하는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마지막 휘날레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뮤지컬 ‘남태평양’에 나오는 ‘여자보다 좋은 것 없네’를 번안하여 ‘천국보다 좋은 곳 없네’로, 합창가곡 ‘꽃 사세요’를 ‘약 사세요’로 개사하여 불렀다.
이 공연을 준비한 음악감독이자 지휘자 겸 소프라노 송민숙 씨는 “이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주변의 많은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고 특히, 정광해 신부님과 박현배 원장 신부님의 격려에 감사한다”며, “음악 비전공자이자 직장인이 대부분인 단원들의 하느님께 대한 순명과 공동체에 대한 희생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작업이었다”고 말하였다.
박명영 가타리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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