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자와 가족들을 위한 미사’가 11월 19일, 미리내성지에 위치한 103위 한국순교성인 시성 기념 대성당에서 봉헌됐다.
교구연령회연합회(회장 박승봉 토마스아퀴나스‧영성지도 이정우 루카 신부)에서 주관한 ‘선종자와 가족들을 위한 미사’에는 선종자 가족들과 신자 600여 명이 참석해 연도와 미사를 봉헌하며, 선종자들이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살을 맞대고 온갖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며 살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선종자들의 명복을 빌며 슬픔 중에 있는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거룩하고 엄숙한 한 달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지상교회에서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선행 등으로 공로를 쌓고 연옥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청한 이용훈 주교는 “서로 사랑하며 좋은 것만 하고 살아도 모자란 세상에서의 한시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각자 우리에게 남은 삶의 과제와 몫에 대해서 생각하며 새로운 다짐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박승봉 회장은 “3년 전쯤, 교구연령회연합회가 교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뜻깊은 일이 무엇이 있을까? 를 찾다가 ‘선종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다.”면서, “그 이후로 매년 이맘 때 그 해 선종자의 유가족들을 초대하여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고 했다. “각 본당 연령회원들은 장례절차를 통해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공유하며 장례기간 동안 뜻깊은 애도의 시간을 함께 갖다가 장례절차가 끝나면 다시 만남을 갖기가 어려웠었는데, 이 미사를 통해 다시 유가족들을 만나 안부도 나눌 수 있고 지속적인 관심도 가져줄 수 있어서 좋고, 또 슬픔 중에 있는 유가족의 슬픔에 위로를 줄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각 본당 연령회와 유가족들 간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더 많은 본당의 유가족 분들이 함께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애절함
지난 1월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김정희(크리스티나) 씨는 꿈에서도 한 번 볼 수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연도를 하며 기도 안에서 남편을 만나니 새로운 여운도 많이 남고 마음이 평화롭다고 말하며, “여보, 곧 우리 다시 만날 테니깐 안녕히 잘 계세요.”라는 안부를 전했다.
모시던 (시)어머니를 추모하며 발길을 옮기던 김종수‧김유미 부부는 “어머니 덕분에 이렇게 미리내성지를 찾게 되었다. 집안이 가톨릭신자 집안인데 어쩌다 저희 부부만 세례를 못받았다. 어머니께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주고 가셨는데 이제 세례 받을 때가 된거 같다.”는 말을 남기며 성전을 향했다.
용인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이고운(아녜스) 씨는 “올 해 초 아버지와 함께 미리내성지를 함께 찾았었는데, 한 달 전에 갑작스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한 달 전에 함께 계셨던 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19일, 미리내성지를 찾은 가족들의 발걸음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연으로 소중한 가족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그들을 그리고 기리는 마음만은 모두 같았다.
배정애 가브리엘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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