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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선교지에서 온 편지-남수단] 뜻밖의 성탄선물

작성자 : 홍보전산실 작성일 : 2017-02-12 조회수 : 1136

   룸벡 청년대회 파견미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누군가 아강그리알본당 신부를 찾습니다. 돌아보니 어떤 젊은 사람이 잠시 이야기를 하자 합니다. 마이클 아떼르, 아강그리알 출신으로 룸벡에 자리한 NGO에서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돈 뭉치와 편지 한 장을 전해주며, 아강그리알본당에서 환자들과 청소년을 위해 써주기를 부탁합니다.


   편지를 읽어보니 본인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신데 아강그리알본당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자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강그리알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저를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그 돈은 아마도 그 사람 월급의 몇 배는 됐을 것입니다. 신부님들 말씀으로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성탄절이나 부활절에 정치인들이 조금 많은 돈을 봉헌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반 사람이 그런 큰돈을 기부하는 경우는 지금까진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선교사들이 뿌린 씨가 싹을 틔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들도 서로 돕고 살아갑니다. 친척끼리 이웃끼리 어려울 때 서로 나누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기부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은 처음인 것입니다.



아강그리알 출신인 마이클 아떼르씨가 전해준 돈 뭉치와 편지.


   지난 성탄대축일 밤미사 때 편지를 읽어줬습니다. 많은 이들이 환호하며 기뻐합니다.


   이제 어떻게 아강그리알 사람들에게 나눌까 고민했습니다. 결국 소다와 비스킷을 사서 나누기로 했습니다. 쉐벳에서 소다와 비스킷을 비밀리에 공수했습니다. 언제 나누어 준다는 소문이 나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전 개시는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후로 정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 아직 어둠이 낮게 깔려있을 때, 차에 소다와 비스킷을 싣고 성당으로 간 후 제의실에 미리 옮겨 놓았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공지사항 시간에 지금부터 소다와 비스킷을 나눠주겠다고 선포하며, 성당문을 다 걸어 잠갔습니다. 뒷문 하나만 열고 어린아이부터 한 명씩 내보내며 소다와 비스킷을 하나씩 나눠 줬습니다.


   모든 일이 작전대로 잘 이루어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들의 극성을 제가 계산하지 못했습니다. 소다와 비스킷을 나누어주기 시작하자, 그새 소문을 듣고 동네 아이들이 몰려왔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밖에 있자 창문을 통해 아이들을 성당 안으로 들이는 어머니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 걷지 못하고 안겨 있는 아이를 굳이 바닥에 내려 걷게 해 소다와 비스킷을 받게 하는 어머니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공지할 때 스스로 걷는 아이들부터 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청소년까지는 그 몫이 돌아갔지만 청년들과 어른들에게는 돌아가지도 못하고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기뻐하고 이해해 줬습니다.


   뜻밖의 성탄 선물에 아강그리알 아이들이 크게 기뻐했습니다. 저에게도 너무나 큰 선물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소리 없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있음을 체험하게 해주는 큰 성탄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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