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는 4월 14일 안산대리구 능곡동성가정 본당(주임 전현수 마티아 신부)에서 120여 명의 신자들과 함께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했다.
문희종 주교는 “오늘 우리는 주님의 죽음을 묵상하고 있지만, 그 죽음을 애통해 하는 슬픈 날은 아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목숨까지 내어 놓으시고 재물이 되신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을 깊이 느끼면서 희망과 기다림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 운을 떼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부활을 약속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깨어 있으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자.”고 당부했다.
이어진 강론에서 문희종 주교는 성삼일 전례, 특히 성금요일 전례의 기원을 소개했다.
문희종 주교는 “4세기 부터 유래한 성삼일 전례의 기원을 보면 성금요일은 완전한 단식을 지켜왔고, 성찬례를 거행하지 않았으며 말씀의 전례가 중심이었다.”면서, “이미 2세기 교부였던 성유스티노는 성대한 신자들의 기도 또는 ‘보편지향기도’라 불리는 기도를 바쳤다고 증언하고 있고, 성찬례 대신 십자가 경배예식을 거행하는데, 예루살렘 주교였던 성 치릴로와 갈릴래아 지방 수도자였던 에테리나 수녀가 쓴 ‘예루살렘 여행기’에서 이를 증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희종 주교는 이날 전례에 참석한 많은 학생들을 위해, 교통수단이 변변치 않았던 388년 알프스 산맥 갈릴래아 지방에서 말을 타고 예루살렘을 여행한 에테리나 수녀의 여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문희종 주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슬퍼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 구원의 샘인 유혈제사를 사랑스런 마음으로 묵상하는 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 만찬에서 주님께서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은 세상의 어두움과 그늘을 말끔히 씻으시는 사랑의 십자가가 되어서 우리 가운데 놓이게 될 것이며, 이 사랑의 십자가는 세상 구원을 위한 승리의 십자가, 특별히 오늘날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는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능곡동성가정 본당은 ‘성가정의 성마리아와 성요셉’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2008년 9월 설립됐다. 시흥시 능곡동 484번지에서 980여 명의 신자들이 가건물이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의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준식 라파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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