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신‧구약성경 23권을 점자로 필사해 화제다. 천주교 수원교구 동수원 본당 김헌수(요셉‧57) 씨.
김헌수 씨는 약 44개월 동안 정성껏 필사한 ‘점자 성경’을 오는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있을 ‘장애인사목위원회 예수 부활 대축일 연합 미사’ 중 봉헌한다. 비 장애인도 하기 힘든 성경 필사를 시각장애인이 점자로 신‧구약성경을 필사하는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1급 시각장애인인 김헌수 씨가 성경필사를 시작한 것은 2013년 6월으로, 김헌수 씨는 18개월에 걸쳐 필사한 신약 필사 성경을 이듬해 11월 16일 있은 ‘시각장애인‧지체장애인선교회 창립 25주년 기념미사’ 중 봉헌했다. 이후, 그는 금년 ‘예수 부활 대축일’에 신‧구약 필사 성경 전권을 봉헌하는 것을 목표로 필사를 해 왔다.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 묵주기도 20단을 봉헌 등 2시간 이상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김헌수 씨는 성경 필사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틈나는대로 해 왔다고 한다. 그는 오타 없는 완벽한 성경 필사를 위해 청독을 해 필사하는 방법이 아닌, 왼손으로 점자 성경을 읽고 오른손으로 점자판에 점자지를 고정시킨 후 점관을 놓고 점필로 찍어 필사 했다. 이렇게 완성한 점자 성경은 점자지 4,500장 분량.
김헌수 씨는 열 살 되던 해에 한 쪽 눈을 실명하고 20대 초에 다른 한 쪽 눈마저 실명한 그는 88년 장애인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2007년 세례를 받은 후 지금까지 매일 아침 두 시간 이상 기도하는 것은 물론, 교구 사회복음화국 장애인사목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열심한 신자이기도 하다.
필사를 하는 중에도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하셨기 때문에 꾀가 생기지도 않을 뿐더러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다는 김헌수 씨는 특히, 아내의 한결같은 내조가 자신에게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를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라며 이 말씀이 더없는 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최영길 베드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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