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되는 미리내 성지의 날씨는 벌써 여름이지만 더위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수많은 이들이 모였다.
故 박경식(루카) 신부의 유해 봉안식이 5월 30일 미리내 성지에서 거행됐다. 103위 시성 기념 성전을 가득 메운 사제단과 교우들, 그리고 유가족들은 박경식 신부를 기리며 연도와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교구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1969년 3월 독일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그 해 5월 불의의 사고로 선종하여, 독일 다이데스하임 성당 성직자 묘역에 안장된 고(故) 박경식(루카) 신부의 유해가 48년이 지나고 이날 미리내 성지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유해 봉안식은 오전 10시 교구 연령회연합회 회장 강재오(보니파시오) 씨가 주도한 연도(위령기도)를 시작으로 위령미사와 무덤축복 및 유해봉안으로 이어졌다.
이용훈 주교는 독일에서 유학 중 갑작스런 사고로 하느님 품으로 가신 박경식 신부의 위령미사임을 알리며, 48년 만에 돌아온 박경식 신부를 기리는 말로 미사를 시작했다.
미사에는 당시 수원교구장이었던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와 동창 신부인 서울대교구 안경렬(토마스데아퀴노) 몬시뇰, 전주교구 김병운(베네딕토) 신부, 교구 원로 사제들, 교구 사제들, 그리고 박경식 신부의 가족들도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박경식 신부가 주님 품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길 바랐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박경식 신부의 약력과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애통의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이 자리에 함께 하는 당시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의 마음을 생각하면 사제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박경식 신부의 고향인 둔전 마을에서는 이후 8명의 사제가 탄생했는데, 이는 박경식 신부의 기도 덕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용훈 주교는 그 동안 박경식 신부의 묘소를 관리해준 독일 현지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용훈 주교는 봉안식에서 박경식 신부를 그리스도께 맞기며 정성을 다해 기도드리기를 바랐다. 또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우리도 언젠가는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과 고인을 만날 희망 속에 현세의 삶을 성실히 살게 하기를 기도했다. “주님, 사제 박경식(루카)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한편, 유가족들은 거금을 사제 양성 후원금으로 쾌척했다.
고(故) 박경식(루카) 신부는 1939년 경기 광주군 둔전리에서 출생했다. 1969년 3월 16일 독일 슈파이어 주교좌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그해 5월 21일 불의의 사고로 선종하여 독일 다이데스하임 성당 성직자 묘역에 안장되었다. 교구에서는 48년 만인 지난 29일 유해를 모시고 와 이날 위령미사와 유해 봉안식을 거행하며 박경식 신부를 미리내 성지 성직자 묘역에 봉안했다. 박경식 신부는 고국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김연주 소피아 ‧ 이원재 요사팟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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