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발상지 천진암 성지(전담 김동원 비오 신부)의 ‘세계평화의 성모상’ 대관식(戴冠式)이 10월 6일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오후 6시, 성지 내 성모 성당 아래 대형 성모상 앞에서 거행된 제막식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제2대리구 광주지구장 김화태(제르바시오·광주 본당 주임) 신부와 원로사목자 김학렬(요한 사도) 신부, 제1대리구 사무처장 서북원(베드로) 신부와 제2대리구 사무처장 최경남(베네딕토) 신부, 한국천주교창립선조 후손회 권혁훈(가스파르) 회장과 녹암 천진회 안병기(마르치오) 회장 및 천진암 성지 봉사자회 이정숙(스텔라) 회장 등이, 성모상을 덮었던 흰 보를 걷어냄으로써 세계평화의 성모상 왕관이 공개됐다.
이때 왕관을 쓴 성모상이 웅장하고 우아한 자태를 보이자 신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대관식에 참여한 3,100여 명의 신자는 미사와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세계 평화와 교회의 쇄신과 사제·가정의 성화와 동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한 지향을 두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세계 평화의 성모상 대관식을 위해 기도와 정성 어린 봉헌을 하신 형제자매님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미사 중 제대 옆 성모상에 씌워드리는 관은 진주와 금 등 보석으로 이뤄진 형형색색의 왕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평화의 성모상 대관식을 거행하는 목적은 우리의 성모님께 대한 신심과 사랑을 더욱 굳게 하고 그 신심을 널리 전하기 위함”이라며, 신자들에게 “남북한의 화해와 세상의 평화를 위해 성모님처럼 오롯한 마음으로 희생과 보속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또 “지금 미사를 드리는 있는 이곳 100년 계획 천진암 대성당 부지에는 아직 기둥도 세워지지 않았고, 천장도 없는 야외이지만, 머지않아 성 베드로 대성전에 버금가는 한민족 평화의 100년 계획 대성당이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그에 합당한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청했다.
이용훈 주교는 “성모님께서는 하늘에 올림을 받고 온 세상을 감싸 안은 하늘의 모후로서 오늘날에도 여러 곳에서 발현하시어, 모든 사람이 지존하신 하느님께 잘못한 죄악을 뉘우쳐 진정한 회심을 통해 평화의 길로 나오도록 간절히 바라신다.”면서, “최근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께서 평양을 방문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도 만나고, 미국을 방문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남북화해의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니,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시는 주님의 크신 은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천진암에서의 세계평화의 성모님 대관식은 새로운 다짐과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성모 신심을 더욱 활발하게 되살려 이 시대의 무신론자들이나 냉담 신자들이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평화의 열매를 맺으라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모님께서 1917년 5월 13일 포르투갈 파티마의 어린이들에게 주신 메시지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훈 주교는 “240년 전 겨울밤에 이벽 성조가 천진암 강학에 참석,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촛불을 밝히고 천주교 신앙을 연구하고 실천함으로써, 시메온 예언자가 성모님께 예언했던 계시의 빛이 드디어 우리 조선 땅에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용훈 주교는 “우리 가정과 청소년들이, 남북한의 화해와 세계평화를 위한 간절한 지향으로 천진암 성지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하는 촛불 기도회에 자주 적극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마음을 모아 간절한 기도와 희생을 봉헌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모님을 통하여 주님께로 나아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천진암 성지 순례자들은 세계평화의 성모상 대관식을 위해 지난 8월 14일부터 성지 내 광암 성당과 가정이나 단체에서 54일 묵주기도를 바쳐왔다.
성지 전담 김동원 신부는 “성지 건설본부장 송병선(요셉) 신부님의 아이디어로 대관식을 구상하던 중, 퇴촌 본당 강하공소의 한 자매님이 에메랄드 목걸이를 봉헌한 것이 대관식의 씨앗이 됐다.”고 소개하면서, “이에 따라 교우 여러분이 많은 기도와 함께 십시일반으로 금·은 등 보석과 성금의 정성을 보탰다.”고 전했다.
세계평화의 성모상은 모든 국가와 민족들의 신앙 자유와 평화에 지향을 두고 지난 2013년 6월 16일 천진암 성지에 건립됐다. 같은 해 수원교구 설정 제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한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10월 4일 성모상 축복식을 주례한 바 있다.
성지 내 성모 성당과 대성당 건립 예정지 사이에 750mm x 400mm 철 빔 골조, 석조 좌대 7m 위에 세워진 성모상은 높이 15m, 축대 7m로 총 22m 규모의 상이다.
기사, 사진 성기화 요셉, 사진 노창래 아우구스티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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