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 가도 못하는 이주민들에게 희망을 준 본당이 있어 화제다.
10월 21일(주일), 제1대리구 송서 성당(주임 서용석 요셉 신부)에서 ‘평택 엠마우스’ 축복식이 거행됐다. 성당 사무실 2층 공간이 ‘평택 엠마우스’ 사무실로 재 탄생한 것이다. 이로써 평택 엠마우스는 매주일 오후 2시에 영어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고, 사무실까지 개소하게 되었다.
엠마우스 축복식에 앞서, 평택 엠마우스(영성지도 세비스티안 신부) 이주민들을 위한 영어 미사가 이주민 70여 명 그리고 본당 교우 60여 명이 함께 한 가운데 봉헌됐다.
미사는 세바스티안 신부, 사회복음화국장 김창해(요한 세례자) 신부와 서용석 신부,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승제(요한 세례자) 신부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미사를 주례한 세바스티안 신부는 강론을 통해 “우리 이주민들이 오늘, 송서 본당 주임 신부님과 교우들의 배려로 새로 둥지를 틀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느님 안에서 형제자매임을 확인하게 되었다.”면서, “우리가 본당에서 얼마만큼 봉사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 하느님의 성전에서 하느님을 바라보며 봉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송서 본당의 교인이며,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평택 엠마우스’가 송서 성당에 둥지를 틀게 된 데는 서용석 신부의 공이 컸다. 지난 임기때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바 있는 서 신부는, 평택 엠마우스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본당 교우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이에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서용석 신부는 “아직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관대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침체 된 본당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방편으로, 본당 신자들이 이번 계기를 통해 나와 남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리고 차별하지 않는 열린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본당 신자의 평균 연령이 75세 정도 되기 때문에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부분이 있다. 이주민들과 함께 하면 본당 공동체 행사때 함께 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본당 주변 다문화 어린이들을 불러 모아 주일학교를 다시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행사가 있기까지 노력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총회장 김정근(바오로) 씨.
오랫동안 교편을 잡고 있다 얼마 전 은퇴한 후 본당 총회장직을 맡았다는 김정근 씨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각 구역에서 여러 차례 소공동체 모임과 회의를 통해 여론 수렴을 했다. 그런데 의외로 각 구역 공동체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면서, “사실 신부님의 제안에 처음엔 놀라기도 했고 우려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본당 발전을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에 많이 나가있는데 그들을 생각하면서 이주민들을 이해하자는 마음으로 본당 공동체에 강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부님의 제안도 좋았지만 따라주신 우리 교우님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윤가영(세실리아) 씨는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왔는데, 오늘 이런 행사를 접하게 되니 직원으로서 진심으로 서용석 신부님과 송서 본당 교우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 그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사무실도 있고 그들이 생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고 하니 마음이 너무도 벅차다.”고 말했다.
그동안 평택 엠마우스 공동체는 평택 성당 인근 건물에 작은 사무실을 임대하여 운영하면서 미사는 평택 성당에서 봉헌해 왔다.
최영길 베드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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