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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봉헌은?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1-31 10:43:26 조회수 : 108

‘주님 봉헌 축일’에는 본당과 가정에서 일 년 동안 사용할 초를 미사 중에 축복합니다. 예로부터, 초는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거룩한 전례에 쓰일 초를 축복하는 오늘, 초의 의미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초는 무엇보다 어둠을 뚫고 이 세상을 밝히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우리 역시 이 세상의 빛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촛불은 빛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드러내는 표지이며 동시에, 세상의 빛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하는 우리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두 번째로, 밀초는 죄 없이 순결한 성모님을 통하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벌들은 꿀을 보관하고 알과 애벌레를 키우기 위해 벌집을 짓는데, 이때 벌들이 만드는 순수한 물질을 '밀랍'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밀초의 재료인 밀랍의 순결함 안에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발견합니다. 세 번째로 초가 스스로 타면서 빛을 내듯이, 이 초는 당신 자신을 희생하심으로써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결한 희생을 상징합니다. 전례와 기도 안에서 초를 봉헌하는 우리는, 예수님처럼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여 사랑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초를 켤 때마다,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순결함과 희생을 본받아 우리 자신을 봉헌하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사형을 선고받은 아들 안중근에게 어머니 조마리아가 수의와 함께 보냈다는 편지 내용이 떠오릅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다른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세상 어떤 어머니가 아들에게 죽으라고 할까요?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는 아들을 하느님께, 아들을 나라에 봉헌했습니다. 그 결과, 안중근 의사는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가장 소중한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 시메온의 예언을 듣고 두려워 예수님을 봉헌하지 않았더라면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봉헌되십니다. 이에 우리도 합당한 봉헌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