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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계단 성당(Pontificio Santuario della Scala Santa) ‘당신이 임금이요?’(요한 18.33~37 참조)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11-20 16:40:19 조회수 : 72

임금께서 우리를 부르신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내쳐 달려가야 하겠지요? 우리 ‘희망의 순례자’들이 성지순례를 나서는 계기 역시 부르심이라면, 우리의 순례길도 임금님을 알현하러 가는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임금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별빛을 따라 베들레헴으로 먼 길을 떠난 동방박사들 같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을 만나 뵙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 별빛을 특별한 이끄심으로 알아챌 수 있고 별빛 아래 초라하게 누운 아기가 왕이심을 알아볼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과 눈을 열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로마의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길을 하나 건너면 ‘성 계단 성당’을 마주하게 됩니다. ‘거룩한 계단 성당’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성녀 헬레나께서 예루살렘으로부터 옮겨온,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빌라도 법정의 28개 계단’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많은 순례자가 무릎으로 오르는 ‘성(聖) 계단’을 보실 수 있습니다. 왕이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미약하나마 그 수난에 동참하기 위한 전통을 따라 지금도 순례자들은 성 계단을 무릎으로 오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그 계단의 끝에서 나를 바라보고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 뵙게 됩니다. 아울러 온 누리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어떻게, 얼마만큼 사랑하셨는지를 기억하며 그리스도 왕국 안에서 그분의 사랑 받는 백성답게 살기로 다시금 굳게 결심합니다. 성 계단은 326년 예루살렘에서 옮겨온 후 라테라노 궁전(교황 궁)에 설치되었다가 1589년 교황 식스토 5세 때 건축가 도메니코 폰타나에 의해 성 계단 성당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온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아 특별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신자들(약 1억 2천만 명)이 신앙생활을 하고있는 국가입니다. 브라질 제2의 도시인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의 코르코바두 언덕에, 현재는 관광 명소로 알려지면서 성지로서의 의미는 조금 퇴색된 듯하지만, 브라질의 신앙을 상징하는 ‘구세주 그리스도왕상(Cristo Rey Redentor)’이 있습니다. 또한, 리우를 순례하신다면 리우의 주보 성인이신 성 세바스찬에게 봉헌된 메트로폴리탄 주교좌 성당(Catedral Metropolitana de Sao Sebastiao)을 순례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마야 문명의 피라미드를 모티브로 한 높이 100m가 넘는 원뿔 형태의 독특한 성당은 에드가 폰세카(Edgar de Oliveira da Fonseca)에 의해 건축되었으며(1964~1979), 내부에 들어가면 4면의 스테인드 글라스(64m 높이)가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