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암 성지에는 처음으로 한국 가톨릭의 씨앗을 뿌린 다섯 분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벽, 정약종, 권철신, 이승훈, 권일신이 그분들입니다. 조선 최초의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조주로서의 하느님을 스스로 깨닫고 강학회를 통해 알린 이벽 성조의 묘앞에서 우리를 향해 무한히 열린 하느님의 은총을 묵상하게됩니다. 묘역 아래쪽에는 강학회를 열었던 터에 당시 강학회의 모습이 모자이크화로 세워져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사용하신 하느님의 종들과 복자들. 그분들에게 우리는 한없이 빚진자들이며, 이를통해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하느님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다섯 분의 묘역은 천진암 성지가 그 역사적 가치와 의미에서 보다 더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하고 성지의 진정한 주인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가장 큰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천진암 성지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복한 강복문 원문과 번역문이 새겨진 머릿돌이 있습니다. “천진암 성지는 한국천주교회 탄생지”라고 새겨진 머릿돌은 대성당이 건립될 터에 세워져 있습니다.
천진암 성지는 전체 면적이 36여만 평이나 됩니다. 광암 성당과 사도들의 모후 성당 등 두 개의 성당이 있으며,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골고타 언덕같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예수님의 십자고상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순교하신 성인, 복자들의 고통과 그 안에 오롯이 함께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묵상하며 오르다 보니 나의 존재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삶이 참된 신자의 삶인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정초석이 있는 곳 앞쪽으로는 대성당이 세워질 3만 평 규모의 터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드넓은 성전터를 바라보며 어쩌면 한국의 교회를 잉태한 성모님을 닮은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성당이 들어서면 성지로서의 면모가 더욱 장엄하고 웅장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라는 히브리서의 말씀처럼, 우리 민족과 나라를 위해 부어주신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50년 후의 미래에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순례자의 경험이 있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