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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들께 전구 기도를 청합시다 Ⅲ 일상을 기적으로 채우는 기도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2-12 12:04:57 조회수 : 34

1858년 9월, 다블뤼 주교님은 조국 프랑스의 예수·마리아 성심회 수녀였던 누님 폴린느 수녀와 동생 아델라이드 수녀에게 긴 편지를 보냅니다. 주교님은 편지 마지막 여백에 한국의 순교자 이봉금 아나스타시아를 소개합니다. 이십여 년 전,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순교한 아나스타시아의 이야기를 전한 뒤 주교님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리의 아나스타시아는 누이들이 보살피는 아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수호성녀가 되어 주겠지요?”


다블뤼 주교님은 조선의 이 어린 순교자가 하늘나라에서 이미 성인이심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한국의 순교자가 오래전부터 머나먼 프랑스 어린이들의 수호성녀가 되어 주고 있었다면, 우리야말로 이 어린 순교자께 우리의 아이들을 맡기고, 보호를 청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구 기도’는 교회의 사도적 권위 안에서 공적으로 선포된 성인이나 복자에게만 드리는 청원이 아닙니다. 우리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에게 “기도해 주세요.”라고 부탁하듯, 하느님의 종들께도 전구를 청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단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참으로 ‘살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하느님의 종들은 시복·시성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이미 하느님 앞에서 거룩한 삶을 살았던 증인들입니다. 우리보다 주님과 가까이 계시는 그분들의 전구는  우리의 기도보다 강력하여 하느님의 손가락을 먼저 움직이게 합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교회는 성인과 복자에 대해서는 전례 안에서의 기념과 공적인 신심 행위 등 ‘공적 경배’를 허용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종들에 대해서는, 아직 교회가 그 성덕과 전구의 명성을 확인해 선포하기 전이기에 공적 경배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대신 교회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종들을 기억하며 개인적으로 전구를 청하는 ‘사적 경배’를 허용하고 권고합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종들께 전구를 청하는 우리의 기도는 교도권의 가르침 안에서 개인적으로 드리는 청원과 신심의 표현이어야 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들을 이어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수원주보를 통해 올 한 해 소개하는 하느님의 종 47위는 조선시대에 순교하신 133위 하느님의 종들 가운데, 한국 천주교회의 창립 선조를 비롯해 직·간접으로 수원교구와 관련된 분들입니다. 이 기획은 하느님의 종들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에 관한 연대기적 정보 전달이나 역사학적 고증 자체보다, 신자 한 분이라도 더 하느님의 종들과 친숙해지고 그분들께 전구를 청하도록 돕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매회 연재되는 글의 끝에는 짧은 기도문을 덧붙였습니다. 함께 전구 기도를 익히고 실제로 기도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그 기도문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여러분의 소박한 지향을 하느님의 종들께 맡겨드리고 전구를 청하십시오.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들을 맡겨드리고 보호를 청하십시오. 하느님의 종들께 드리는 전구 기도를 통해, 여러분의 일상이 작은 기적과 감사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전구를 청할 때마다, 하느님의 종들이 교회의 선포 안에서 성인품의 기쁨을 누리실 그날도 한층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