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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주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3-12 13:44:08 조회수 : 51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그를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모여라. 

슬퍼하던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을 먹고 기뻐 뛰리라.”


사순 시기의 한복판, 교회는 ‘즐거워하여라 (laetare)’라고 입당송에서 외치며 오늘 하루만큼은 자색 대신 장미색 제의를 입습니다. 장미색은 보속과 회개의 엄숙함을 담은 자색과 부활의 환희를 담은 백색이 서로 스며든 빛깔로, 우리는 아직 광야에 머물지만 이미 부활의 빛이 우리 안에 조금씩 번져오고 있음을 온몸으로 선포합니다. 그래서 이날을 ‘장미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이날에 광야의 여정을 걸어온 순례자에게 샘물 곁에 잠시 앉아 쉬도록, 엄격한 보속의 긴장을 잠시 풀고 하느님 자비 안에서 기쁨을 누리게끔 초대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뻐할 수 있는 것은 고통이 끝나서가 아니라, 그 고통의 끝에 이미 부활의 영광이 약속되어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 거룩한 쉼안에서 지난날의 부족함에 머물지 말고, 장미 빛깔처럼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며 부활의 희망을 노래합시다. 사순의 길을 완주할 힘은 내 의지가 아니라, 바로 이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조용히 채워주신 은총으로부터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