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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집주인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4-23 11:44:32 조회수 : 60

작년 여름, 요당리 성지에 부임한 저는 한국의 103위 성인 중 수원 느지지 출신 성 장주기 요셉의 삶을 공부할 기회를 자연스레 얻었습니다. 그리고 전임 신부님들의 노고로 <수원교회사연구소>와 <내포교회사연구소>에서 발간한 장주기 요셉 성인의 생생한 연구자료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아드리엥 로네, 폴 데통베 신부님은 장주기 성인의 약전을 남기셨고, 그 가운데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장주기는 명의상으로는 신학교의 집주인이었고 실제로는 헌신적인 경리 책임자였다. 그의 신중하고도 솜씨 있는 운영 덕분에 이 작은 신학교는 천주교를 금하고 사형으로 벌하기까지 하는 나라에서 11년 동안이나 존속할 수 있었다.”

(장주기 성인 자료집, 수원교회사연구소 역주 편찬, 2016, 109-110)


배론 성지에 가면 초가집 형태의 성 요셉 신학당(1855~1866)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신학당은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신학교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신학교는 병인박해 때 문을 닫아, 이곳에서배출한 방인사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11년 동안 한국 땅에서 푸르티에 신부와 프티니콜라 신부에 의해 사제양성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신학교가 본래 장주기 요셉 성인의 집이었다는 것입니다. 성인께서 자신의 집을 신학교 교사로 제공(기증)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에게는 ‘신학교 집주인’(Maitre de Maison)이란 호칭이 붙여졌습니다. 교우촌과 신학교에 헌신한 영광스러운 호칭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양인을 숨겨준 사람, ‘신학교 집주인’이라는 이유로 장주기 성인에게 사형이 집행됩니다.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입니다. 사제, 수도자, 선교사로서 교회와 세상을 위해 봉사할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후원하는 날입니다. 이날 특별히 장주기 요셉 성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천주교회 최초 신학교 후원회장이자 경리.관리 책임자셨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헌신한 장주기 요셉 성인의 뜻을 마음속에 간직합니다. 성인은 박해의 칼 바람 속에서 상처입고 굶주린 교우들에게 착한 목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5,11). 성인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착한 목자이십니다. 한국교회를 위해 가진 재산을 내어놓고 어려운 교우촌을 도우며 순교하셨습니다. 위주광영(爲主光榮)하셨습니다. 


이곳 요당리 교우촌에 꽃이 피고 있습니다. 봉사자들도, 순례자들도 장주기 요셉 성인을 닮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꽃들이 천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아름답게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