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이벽 성조와 권철신, 권일신이 함께 천주교 강학회를 연 주어사가 있던 곳이기도 하고, 주문모 신부님을 이 땅에 모셔 온 윤유일 바오로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또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시복된 여주 출신의 9위 순교복자들이 이곳에서 신앙을 키우고 순교하기도 했습니다.
1950년에 세워진여주 성당은 올해로 본당 설립 76주년을 맞습니다. 여주 성당에 있는 여주 순교복자 기념홀은 2017년에 개관하였습니다. 이곳은 여주 지역의 가톨릭 역사와 더불어, 이 지역 출신으로 순교 후 시복되신 아홉 분의 초상화를 이콘으로 제작 전시하여 그 숭고한 신앙을 기리는 뜻깊은 공간입니다.
또한, 여주 성당과 여주 지역 곳곳에는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기념물들이 가득합니다. 신유박해 당시 참수형을 집행했던 장터 인근의 ‘비각거리 순교터’와 여주순교자 기념비가 세워진 ‘양섬’을 걷다 보면, 여주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성지 같은 깊은 인상을 줍니다.
여주 성당은 이남규 작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심순화 화백의 아름다운 14처를 통해 순교의 거룩함과 성당의 예술적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줍니다. 자연광이 모자이크로 만든 특별한 색유리를 투과하여 만들어내는 오묘한 빛은 그 자체로 성스러움과 내적 평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은총을 얻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심순화 화백의 아름다운 14처는 목숨 바쳐 신앙을 지켰던 순교자들의 고통과 숭고함을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 여정에 자연스럽게 투영하도록 하여 순교신앙을 깊이 묵상하도록 돕습니다.
여주 성당 순례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을 넘어섭니다. 빛과 예술로 승화된 순교자들의 숨결을 느끼며, 순례자 스스로 신앙을 새롭게 다지는 축복과 은총의 여정이 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