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마태 10,19-20).”
우리는 오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를 기념합니다. 그래서 복음은 더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고난과 순교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의회와 회당에 넘겨지고, 총독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증언할 기회가 온다면, 그때 말씀하시는 분은 ‘아버지의 영’이라 하십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김대건 신부님이 페레올 주교님께 쓴 스무 번째 옥중 서한 중에서) 관아에 체포된 김대건 신부님에게 관장이 묻습니다. 이 질문에 김대건 신부님은 망설임 없이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라고 답합니다.
또 김대건 신부님은 새남터 사형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제 마지막 시간을 맞이했으니, 여러분은 내 말을 똑똑히 들으십시오. 내가 외국인들과 교섭을 한 것은 내 종교를 위해서였고, 내 천주를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하기를 원하면 천주교를 믿으십시오.” 이 모든 말씀이 아버지의 영께서 하신 말씀이었고, 김대건 신부님의 입을 통하여 고백된 증언이었습니다.
오늘날 그 당시와 같은 순교는 사라졌으나 지금은 박해가 아닌 신앙의 ‘유혹’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교자들의 영성을 배우고, 신앙과 일상생활 안에서 용감하게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어농 성지의 제대 앞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유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사 때마다 제대 앞에서 인사를 드리며 ‘김대건 신부님의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게해주십시오!’라고 청합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면 김대건 신부님께 ‘순례를 오신 모든 분들의 신앙을 보호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짧은 생애와 사목이었지만 신부님의 그 마음만큼은 늘 교우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하셨고, 교우들의 신앙을 위하여 기도하셨으며, 박해자들에게조차 신앙을 권유하고 선교하고자 노력하셨습니다. 신부님의 이러한 마음을 우리 모두가 닮아가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