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수원주보 기사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으실 것이다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8-27 12:14:55 조회수 : 4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시며 사흗날에 되살아나실 것임을 밝히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나무라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전에 저는 예수님의 이 말씀에서 꾸짖는 사람이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가야할 길 앞에서 커다란 무게를 느끼는 사람의 떨림이 느껴졌습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제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십니다. 자신을 버리는 일도 어려운데 십자가까지 지라니 쉬운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신앙과 관련된 격언(?) 중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각자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십자가를 지워주신다.’ 그런데 내가 고통 중에 있을 때는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며 원망하는 마음도 생기고, 내게 지워진 십자가가 세상 누구의 십자가보다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남들의 십자가는 왜 그리 가벼워 보이는지요. 하지만 내가 견디기 힘든 고통 중에 있을수록 하느님께서는 우리 곁에 더 가까이 계시고 고통을 이겨낼 힘을 주신다고 합니다. 이 역설은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고통의 터널을 지나 지금 내가 무사히 살아 있음으로 증명됩니다.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른 사람은 각자의 행실대로 갚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삶을 마치고 당신 앞에 선 사람을 심판하실 때,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그의 공로와 과실을 정확하게 셈하신다고 합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나의 공과(功過)를 생각하면서, 이 말씀에 따라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순교자들을 떠올립니다. 그들은 모든 공과를 셈하기도 전에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프리패스를 차지하였으니 너무나 부럽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이제는 두렵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제 십자가를 지고 가야할 길이 여전히 남아 있고 보속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보속하는 삶을 살다보면, 매정한 종을 놓아주시고 그 빚을 탕감해 주신(마태 18, 23 참조)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나의 부채도 탕감해 주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