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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매어 있는 것을 푸십시오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9-03 14:49:54 조회수 : 48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나에게 죄를 지어 정말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를 용서하기 위해 정작 화해의 장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그를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만큼, 그도 역시 나를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먼저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기다렸는데, 그 역시 나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듣기 위해서 말입니다.


히포의 주교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설교집』 82,7에서 이야기합니다.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이르십시오. 그가 자신이 공격받는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기 시작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를 여러분이 바로 잡으려 하는 그 행동으로 더 몰아붙이는 셈이 됩니다.”


단둘이 그를 만나 화해하려고 합니다. 그에게 서운하고 용서하기 힘들었던 일을 늘어놓으며 그를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기 위해 나의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합니다. 그러면 꼭 떠오르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마태 7,3-5 참조).

그래도 예수님께 하소연하고 싶습니다. ‘저놈이 더 나쁜 놈 아닙니까! 어떻게 저런 놈을 가만히 놔두십니까! 당신께서 시시비비를 가려주십시오.’ 그러나 돌아오는 말씀은 이것뿐입니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루카 12,14).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이르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아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갑니다. 결국에는 교회에 알리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그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를 타이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말을 듣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다른 민족이나 세리처럼 여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 ‘감사합니다.’라고 주님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마태오 복음 10장 14절의 말씀도 위로가 되곤 합니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그러나 그런 감사와 위로는 잠시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땅에서 매여 있는 것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나에게 죄를 지은 형제가 생각나거든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여 기도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임을(마태 9,13)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