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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순교 성지 ③ 달빛 순례길(2) – 용연과 방화수류정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10-07 10:57:05 조회수 : 44

달빛순례길의 여정은 이제 행궁동의 마을 정원을 나와 장안문으로 향합니다. 장안문은 수원화성의 북문이며 정조  임금이 이곳으로 내려올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이었습니다. 지금은 뛰어난 건축미로 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장안’(長安)에는 백성들이 오래도록 평안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장안문 광장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끔직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처형당하는 모습을 세상에 알리는 공포의 장소였던 것입니다. 


장안문을 나와 다음 장소인 ‘용연(작은 섬이 있는 인공 연못)’으로 향합니다.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수원의 명소입니다. 이곳이 우리 신앙선조들에게는 간절함과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의 장소였습니다. 병인박해 당시 기록에 남겨지지 않은 수많은 무명 순교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가족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처연한 달빛 아래 용연을 돌며 하느님께 눈물로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성곽 주변 구석구석 이름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신자의 피와 눈물, 그리고 가족들의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 이곳 용연에 깃들어 있습니다. 


용연을 지나 순례자들은 ‘방화수류정’이라는 특별한 누각으로 향합니다. 이 누각은 조선시대의 정자 건축의 진수로 꼽히며 현재 보물 170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수원화성의 축성 계획과 설계에 깊이 관여했던 다산 정약용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방화수류정의 서쪽 벽에는 86개의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정약용과 ‘천주교 신앙의 흔적과 연결하여 바라보기도 합니다. 이 문양이 천주교 신앙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새겨졌다.’고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수원화성의 역사와 그 안에 깃든 신앙의 흔적을 새롭게 묵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