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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에 뭉그적거리는 주저함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10-07 10:58:02 조회수 : 44

어디에든 초대받았다는 것은 기쁘고 즐거운 일입니다. 특별하고 소중한 자리에 초대된다는 것은 우리 존재에 더욱 각별한 의미와 가치를 전해줍니다. 그 초대로 인하여 자기 존재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귀한 초대라고 하여도 초대받는 사람이 그 가치와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그것은 귀찮은 일일 뿐입니다.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감정을 불러오고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찾아 초대를 미루거나 다른 약속이 있다며 ‘귀찮은’ 초대로부터 도망치게 됩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하루의 삶에 초대를 받았고 한 주간의 초대를 받았으며, 한 달, 일 년,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장년기, 노년기, 그리고 온 생애라는 시간의 삶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라는 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초대를 받았지만 정신없이 살다 보니, 생각할 시간이 없다 보니, 더 좋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서 한눈을 팔다 보니, 하느님의 초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자신의 욕망을 좇는 생활만 남게 됩니다. 초대를 거부할 생각이 없었는데, 초대에 아름답게 참석하려고 했는데라는 아쉬움만을 간직한 채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 것 같아서 속상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맞습니다. 초대받은 소중한 일, 그러나 엉뚱하게도 우리가 어리석어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나만의 시간과 나만의 삶이란 지나친 주체성을 간직하며 살려는 욕심 때문에 아버지의 초대와 부르심을 뒤로 한 채, 오늘도 자신의 즐거움과 소중함이란 유혹에 빠져서 아버지와 결별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그 결별을 바라보면서도 얼른 회개하고 뉘우치며 아버지의 초대와 부르심에 응답해야 하는데도 즐거움과 소중함의 유혹을 놓칠까 걱정하며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에 나서지 못하는 욕심 많은 자신을 바라봅니다.


미리 초대해 주시고 재차 확인하여 주시며 때가 되어 잔치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시지만, 그러한 촉구에 대하여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거절하는 저를 용서하소서. 제 욕심에 눈이 가려져 주님의 초대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욕망의 즐거움에 빠져 있느라 다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어리석은 저희를 굽어보소서.

자신의 욕망에 눈이 먼 저희를 살피소서.

주님께 관심을 두지 못하고 주님을 바라보려 하지 않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이제 제가 주님께 다시 한번 청합니다.

제가 ‘내 삶’이라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주님과 함께’라는 삶의 방식으로 나아가

주님 안에서 기쁨과 즐거움의 잔치를 즐기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