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입니까?”라는 한 바리사이의 질문에 예수님께서 하신 첫 번째 대답은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신명기 6장 5절에 나오는 이 말씀이, 저에게는 모세가 곧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려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유언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이는, 너희가 건너가 차지하게 될 땅에서 실천하도록 너희에게 가르치라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계명과 규정들과 법규들이다.’라는 신명기 6장 1절의 말씀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상상을 한 번 해볼까요? 모세는 드디어 당도한 요르단강을 목전에 두고 애환에 잠겨 주님과 함께했던 지난 여정을 돌아봅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마주한 위기와 시련의 순간마다 주님께서 내려주신 계명과 규정, 법규들을 떠올리는 것이지요. 모세에게 있어 이 말씀들은 말 그대로 ‘주님의 말씀’이며, 또한 기나긴 광야에서의 시간과 수많은 기억 속에서 어느 하나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주님과 나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 자 한 획도 빠트릴 수 없는 이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 전할 수 있을까요? 모세는 잠시 호렙산 떨기나무 한가운데에서 솟아오르던 그 불꽃을 떠올립니다. 그리고주님의 말씀이 내리기를 기다리는 백성들을 향해 마지막이자 사실은 그 모든 여정의 시작이었던 신탁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신부님,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계명 또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 사랑에 초대하시는 부르심이 첫째요, 그 부르심에 맞갖은 우리 저마다의 응답이 둘째입니다. 이를 통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경험적으로 고백합니다. 오랜 시간 나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밤새 그물을 내려보았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라는 시몬의 대답이 저의 고백임을 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물을 내려야 할 ‘깊은 곳’이란 어디일까요? 아마도 루카 복음사가라면 ‘이미 알고 있을 텐데?’ 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하실 것만 같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