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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성가정 성지② 도보순례길 1 - 예수성심상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10-29 11:54:57 조회수 : 3

단내성가정 성지의 첫머리에서 목자와 순교자의 역사적인 만남을 가슴에 새겼다면, 이제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대성전 옆으로 난 산기슭으로 이어집니다. 이 도보순례길은 단내성가정 성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자연과 묵상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특히 성지 전담 신부님이 직접 해설해 주시며 함께 걷는 길이기에 더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향하는 곳은 성가정 광장을 지나 성지에서 가장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예수성심상’으로 오르는 여정입니다. 일상의 소란스러움을 완전히 지우고, 오직 자연의 소리와 나의 숨소리에 집중하며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시간입니다. 


순교성인 광장을 지나 숲이 울창한 산기슭으로 접어들면 산새 소리와 풀벌레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리는 고요한 오솔길이 시작됩니다. 산길은 그리 험하지 않지만, 정상에 다다르기 직전 마주하는 가파른 돌계단 앞에서는 절로 숨이 턱끝까지 차오릅니다. 이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면 마치 우리 삶에 놓인 갖가지 시련과 고단함을 딛고 마침내 하느님의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인 도약처럼 느껴집니다. 

마지막 계단에 올라서면, 하늘을 배경으로 두 팔을 넓게 벌리고 계시는 대형 ‘예수성심상’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그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 몸과 마음에 쌓였던 모든 피로는 봄눈 녹듯 씻겨 내려갑니다. 성상 앞에 마련된 호젓한 나무 벤치에 앉아 예수성심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가슴에 상처 입은 심장을 지닌 채 세상을 향해 서 계신 예수님께서 나지막하게 위로를 건네시는 듯하여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예수성심상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아름다운 이천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답과 푸른 능선 너머로, 이천이 고향인 이문우 요한 성인의 생가가 있던 동산리 마을과 과거 김대건 신부님이 신자들을 찾아 밤마다 걸으셨던 사목 활동 경로가 한눈에 보입니다. 이 높은 정상에서 세상의 모든 가정을 축복하시는 주님을 느끼며, 무너진 사랑을 재건하고 우리 가정을 성가정으로 일구어 가겠다는 다짐의 기도를 바쳐봅니다. 


“예수님처럼 두 팔 벌려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하시는 신부님의 요청에, 함께한 순례자들 모두 하늘을 향해 주님을 불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