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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11-04 17:12:56 조회수 : 28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마태 24, 42.44 참조)는 복음 환호송에 이어, 오늘 마태오 복음사가는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이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에 신랑이 왔다는 소리에 일어나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가는 열 처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들은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로 나뉩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을 가지고 있었고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지요. 결국 기름을 준비한 처녀들은 곧바로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 문은 닫힙니다. 나중에 온 처녀들이 문을 열어달라고 간절히 청하지만 신랑은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라며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끝을 맺지요.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를 구별하는, 즉 등과 함께 ‘기름을 준비한다.’라는 것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에 앞서 오늘 제2독서 테살로니카 1서에서는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주님을 맞이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리키지요. 이는 장례미사 때마다 듣게 되는 위령 감사송에서 잘 드러납니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이라고 해서 아무 희망도 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그 희망의 날을 찾는 일에만 사로잡혀 있거나 그 일에 너무 오래 매달린 나머지, 매일의 삶이 주는 다른 기쁨과 행복을 잃어버린 이야말로 진정 슬기롭지 못한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그런 의미에서 ‘지혜를 찾으러 일찍 일어난 이는 수고할 필요도 없이 자기 집 문간에 앉아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라는 제1독서의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겸손되이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자녀에게, ‘늘 동쪽에서 귀인을 만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기름은 시편의 노래처럼 ‘새벽부터 잠자리에 들어서도 당신을 목말라하고 애타게 그리우는 이 몸’에 채워질 것입니다.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