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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4-27 조회수 : 126

다시 태어남

 

 

부활의 신비를 깊이 있게 묵상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을 다시 읽어보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요한복음의 예수님은, 지상의 현실을 받아들여 사람이 되시었어도,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는 신앙의 여정을 통하여 언제나 이 현실을 극복하도록 이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부활시기 내내 주일과 평일 복음 말씀으로 읽고 묵상하도록 요한복음을 택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우리는 요한복음이 전하는 예수님과 니코데모 사이의 대화를 접합니다. 니코데모는 바리사이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어서 최고 의회 의원으로 소개됩니다. 나아가, 문맥으로 보아 바리사이 이상으로, 수년간의 정규적인 연구 과정을 거쳐, 율법은 물론 종교법과 형법에 대해 독자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율법 학자였던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종교적이며 사회적인 지도층 인사였습니다.

 

신앙적으로 경건하고 사회의 지도자였던 니코데모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밤 시간을 택한 것은 식견 있는 지도자로서 타인의 이목이 신경 쓰였거나, 아니면 밤 시간을 이용하여 예수님과 오랫동안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예수님이 행하신 표징들은 아무도 일으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 니코데모는 고백합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생면부지의 지도자가 토해내는 고백치고는 놀랍기만 합니다.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거나, 아니면 멀리서나마 보고 들어서 그러한 확신을 가슴에 담고 있었기에, 이분이 진정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인지 직접 뵙고 대화를 나눌 시간을 찾고 있었을 것입니다.

종교적이며 사회적인 지도층 인사였으면서도, 매사에 편견이 없고 사리가 깊은 존재임을 대변해 줍니다. 훗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니코데모의 모습은 이러한 우리의 확신을 더해줍니다(요한 7,45-52; 19,39).

 

예수님의 대답은 상호 유사한 내용으로 나란히 주어집니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입니다.

예수님만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분이시기에, 그분만이 하느님이 다스리는 나라,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보고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하고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보기 들어감, 위로부터 물과 성령이 동일선상에 있는 표현들이며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제대로 보고 그 나라에 차질없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위로부터 곧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노력에 앞서 하느님의 능력과 은총이 전제되어야 함을 터득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물과 성령의 성사인 세례성사를 통하여 그분의 자녀가 되는 자격을 거저 부여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으로 거저 태어났다고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쉼 없는 노력으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나가야 하는 것처럼, 신앙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하느님 말씀을 늘 마음에 담고 실천에 옮겨 나감으로써 지상에서의 삶을 다할 때까지 자녀다운 모습을 간직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부활하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그분이 보여주시는 하느님 나라, 그분이 이끄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서기 위해 한 발짝 더 내딛는 소중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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