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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5-01 조회수 : 102

빵을 많게 하신 이야기

 

 

부활시기 동안 우리가 읽고 묵상하는 요한복음은 공관복음이라 부르는 마태오와 마르코와 루카 복음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차이가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공관복음에는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가 다수인데 비해, 요한복음에는 꼭 일곱 가지만 전해진다는 점입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2,1-12), 왕실 관리의 아들 치유(4,43-54), 벳자타 못 가의 병자 치유(5,1-18), 빵을 많게 하심(6,1-15), 물 위를 걸으심(6,16-21), 태생 소경 치유(9,1-12), 라자로 소생 이야기(11,1-44).

 

오늘 요한복음이 전하는 빵의 기적 이야기는(6,1-15), 공관복음에서는 다섯 번 언급되면서 동시에 중요한 기적 이야기로 소개되는데, 이 점은 요한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한복음이 전하는 일곱 가지 기적 이야기 가운데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빵을 많게 하신 이야기는 공관복음에서든 요한복음에서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기적 이야기가 요한복음 중요한 내용 가운데 하나인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을(6장 전체) 여는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관복음서의 빵의 기적 이야기와 차이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 차이점은, 요한복음의 예수님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신 분이라는 데서 비롯됩니다. 예수님은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는,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예수님은 분명 어디에서를 물으셨는데, 필립보는 어떻게로 답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이 하시려는 일을 이미 잘 알고 계셨기에 빵을 매입할 장소와 방법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필립보가 어림잡은 이백 데나리온, 1데나리온이 노동자의 하루 품값에 해당하므로, 적지 않은 금액인 것은 사실입니다.

예수님으로서는 다만 필립보를 포함한 제자들이 아직도 당신의 권능을 신뢰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셨을 것입니다. 훗날 필립보를 향해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요한 14,9: 내일 복음 참조)하고 질타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오늘 복음에서는 그 빵이 보리빵으로 언급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도, 오늘 말씀 끄트머리에서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하는 군중의 반응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빵의 기적 이야기는 구약성경에도 꼭 한번 기술되어 있는데, 예언자 엘리사가 보리빵 스무 개로 백 명을 배부르게 먹게 하고도 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2열왕 5,42-44).

유다교 전승에서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과, 모세나 엘리야나 엘리사와 같은 특정 예언자에 대한 기다림이 거의 유사한 개념으로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빵의 기적 이야기가 예시하는 (성체성사 설정에 관한 예형과 같은) 표징 이외에,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면서도 당신의 제자들을 협조자로 초대하시거나 양성하시려는 예수님의 의지와 함께, 메시아와 같은 예언자에 대한 군중의 기다림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몸을 우리의 먹거리로 내주시고, 우리를 당신의 사람으로 키우시기 위해 애쓰시는 메시아 예수님께 온 마음으로 감사드리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우리 자신을 내주는 복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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