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겸손을 얻는 유일한 길
오늘 복음은 포도나무와 가지의 유명한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 하신 말씀입니다.
포도나무는 예수님인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그때 가지인 제자들이 받는 은총이 포도나무에서 가지로 흘러들어오는 수액과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자들은 어떤 열매를 맺을까요? 예수님은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라고 하십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해 말라버리고 불에 던져집니다.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실 때 제자들이 느낀 감정이 바로 열매입니다.
그런 열매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발을 씻어주시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입니다.
성령의 열매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착함, 신실함, 온유, 절제”와 같습니다.
정말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자기 힘으로 얻을 수 있는 열매는 없을까요?
성경 말씀대로라면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랑’을 봅시다.
아내가 아이를 사랑하지만,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상태에서 사랑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 됩니다.
자녀를 자기 행복을 위해 이용하게 됩니다.
절대 온전한 사랑이 나올 수 없습니다.
‘기쁨과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 스스로는 자기 생명에 대한 주도권이 없어서 자기는 두렵지 않다고 해도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아나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하느님께서 나에게 살과 피를 내어주실 만큼 사랑하신다는 믿음이 주는 인내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범접할 수 없습니다.
친절함과 착함, 성실함도 마찬가지고 온유와 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하느님의 피만큼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 듀프레인은 감옥에서 함께 수감된 사람들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 용기가 만약 자신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없었다면 나올 수 있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누구도 같은 죄인끼리 타인을 위해 매맞고 독방에 갇혀가면서까지 그런 희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나병환자를 극도로 피하였지만, 나중엔 그를 끌어안고 그의 몸을 닦아주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그런 사랑과 인내, 친절함과 착함이 노력해서 나올 수 있을까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만나 참 기쁨과 평화의 열매를 맺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코리 텐 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숨겨주다 독일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코리 텐 붐 여사는 끔찍한 고통과 여동생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전쟁 후, 그녀는 자신과 가족을 배신하고 고통을 안겨준 간수를 용서하는 경험을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능력에 의지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용서라는 놀라운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원수를 용서하지 않으면 자신도 용서받지 못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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