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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6-12 조회수 : 108

넓은 운동장에 어떤 사람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의 복장이 눈에 확 띕니다. 그 운동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무릎까지 올라오는 검은 양말을 신고 있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운동장을 걷기도 하고 또 뛰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뛰고 있으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기도 하고 뒷걸음칠 때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때론 자기 셔츠 주머니에 손을 넣어 카드를 공중에 내밀기도 합니다.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까?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 사람은 축구 심판이었습니다. 예전에 축구 경기 구경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축구 심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축구 선수들을 모두 제외하고 축구 심판만을 보니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는 것입니다.

 

좁은 시야로 보면, 세상은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넓은 시야로 보면, 그 이상함도 괜찮아집니다. 축구 시합에서 축구 심판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 시야가 바로 주님의 시선이었습니다. 그 시선은 철저하게 사랑으로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우리 역시 사랑을 통해서만 주님의 일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인간관계 그리고 세상의 일 모두 주님 뜻과 그분의 시선 안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열린 시야, 넓은 시야를 통해서만 우리는 제대로 볼 수 있으며, 그 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조금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그 당시의 사람들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하늘 나라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셨다는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으며,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 말씀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닮을 수는 있어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니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주님께서는 좁은 시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사랑의 넓은 시야로 바꿔주십니다. 단순히 율법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율법의 정신을 기억하면서 철저하게 사랑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형제에게 ‘바보, 멍청이’라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되었고, 다툰 형제가 있으면 얼른 화해하고서 예물을 바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어떤 분쟁이 있을 때 얼른 타협하라고 하십니다.

 

이 모두가 사랑의 넓은 시야를 가지라는 명령이었습니다. 그래야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좁은 시야를 가지고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랑의 넓은 시야가 분명 필요합니다.

 

 

오늘의 명언: 삶의 목적은 목적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로빈 샤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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