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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6-16 조회수 : 100

마태5,38-42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오늘 첫 번째 독서인 코린토 후서,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을 묵상해봤습니다.
제 마음을 흔들고 일깨우는 짧은 문장이나 단어들을 쭉 나열하며 음미해보니 하나하나가 참으로 은혜로웠습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 날, 많이 견디어 냄,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수고와 밤샘과 단식, 순수와 지식과 인내와 호의,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 오른손과 왼손에 의로움의 무기를 들고, 영광을 받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중상을 받거나 칭찬을 받거나... 
 
한 구절, 한 구절 묵상하다 보니, 복음 선포를 위한 바오로 사도의 행복했지만,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었던 혹독했던 신앙 여정이 손이 잡힐 듯 다가왔습니다. 
 
끝도 없는 전도 여행, 거듭된 추방과 투옥, 돌팔매질과 매질,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온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한 상태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오늘 우리에게 희망의 말을 건네며 격려하십니다. 
 
“우리는 죽어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면 희망이 없어도 꾸준히 희망했던 바오로 사도의 여정이었습니다.
돈보스코의 청소년 구원 사업의 여행길과 흡사합니다. 
 
돈보스코 전기를 꼼꼼하게 다 읽고 난 후 저는 그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백색 순교자’, ‘십자가의 인간’ 
 
돈보스코가 한 평생 지고 갔던 십자가는 참으로 다양했고, 그 무게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두 살 때 아버지와 사별하는 큰 십자가를 짊어졌습니다.
그로 인한 극도의 가난, 성소 여정의 난관들... 
 
뿐만 아닙니다.
사제가 되고 난 후 그가 의욕적으로 펼쳐나가기 시작한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사업은 큰 걸림돌을 만나게 됩니다.
시 당국자들뿐만 아니라 교육부 장관, 심지어 주교님과 동료 사제들조차 돈보스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돈보스코는 수백 명의 가난한 청소년들이 기숙했던 오라토리오 내일 아침 아이들이 먹을 빵을 걱정해야 했습니다. 
 
사도 바오로 처럼 달릴 곳을 다 달린 노인 돈보스코는 만년에 이르러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드디어 하느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과업이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가요?
십자가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던가요?
그 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면 솔직히 제가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돈보스코가 항상 쉴새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강철체력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 돈보스코는 ‘종합병원’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사제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각혈했습니다.
서품 2년 차부터 눈병을 앓기 시작해서 결국 나중에 오른쪽 눈이 실명되었습니다.
서품 5년 차부터 심한 다리 부종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심한 두통과 치통에 시달렸고,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으면 불면증, 만성 소화불량,
가슴 통증을 앓았습니다.
종창과 포진으로 고생했으며, 생애 마지막 15년간 주기적인 발열로 힘겨워했습니다.
한 프랑스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돈보스코의 몸은 ‘수선 불가능한 코트’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스코는 불평 한 마디 없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처럼 열심히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하루 서너 시간씩 빠짐없이 고백성사를 집전했으며, 수시로 장거리 사목 방문을 다녔습니다.
매일 밤늦도록 교회와 수도회를 위한 집필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자신의 병세에 대해 의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십자가의 인간 돈보스코가 후배 살레시안들에게 남긴 말씀입니다.
“아무리 큰 십자가가 다가온다 할지라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좋으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십니다.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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