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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7-02 조회수 : 113

강론이나 강의 때, 제 어렸을 적의 일을 이야기합니다. 이 모습에 사람들은 어떻게 어렸을 때의 일을 그렇게 많이 기억하느냐고 묻습니다. 머리가 좋아서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그런데도 잘 기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회에서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매우 똑똑하고 능력도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의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공부하느라 바빠서 다른 기억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앞으로만 뛰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부모님께서 공부를 그리 강조하지 않으셨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학교에 들어가 묵상과 성찰을 통해 어렸을 적의 기억을 찾을 수가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매일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너무 바쁘게 사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기도와 묵상 그리고 성찰을 통해 순간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똑같은 일상이 되지 않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은 실제로 빨리 변합니다. 제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나왔고 이로써 도심화와 기계화가 이루어져 배송, 운송, 유통이 획기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발명으로 모든 것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제3차 산업혁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되면서 가상의 세계가 등장합니다. 지금을 사는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 지능 혁명으로 등장합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이 안에 사는 사람도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냥 살고 있을 뿐입니다. 당연히 사람답지 못한 삶입니다.

 

예수님께서 ‘건너편 가다라인들의 지방’에 이르십니다. 이 지역은 갈릴래아 호수 동쪽의 이방 지역이며, 율법에서 부정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었습니다. 부정한 동물로 취급받던 ‘돼지 사육’이 이를 상징합니다. 더군다나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에서 나옵니다. 무덤은 죽음과 부정함의 공간이며, 그곳에 산다는 것은 사회적, 영적 고립을 상징합니다. 악의 힘에 지배받는 상태에서는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저희를 돼지 떼 속으로나 들여보내 주십시오.”(마태 8,11)라고 말하는데, 이는 예수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또 예수님에게 절대적인 힘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귀들이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간 뒤, 온 돼지 떼가 호수에 빠져 죽고 맙니다. 마귀 들린 사람 둘의 근본적인 해방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힘을 통해서만 사람답지 못한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에 나오는 그 고을 주민들의 모습처럼 경제적 손실(돼지 떼 손해)에 더 민감합니다. 자기들에게 떠나달라고 하면서 참삶의 길을 살지 못하게 됩니다.

 

주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창조물로써 사람답게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당신이 되고 싶었던 어떤 존재가 되기에는 지금도 절대 늦지 않았다(조지 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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