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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7-25 조회수 : 141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오 20,20-28 
 
예수님과 동행할 때 ‘반드시’ 일어나는 변화 
 
 
찬미 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성 야고보 사도의 축일입니다.
복음은 그를 ‘천둥의 아들’이라 부를 만큼 불같고 다혈질적인 인물로 소개합니다.
자신들을 받아주지 않는 마을을 향해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루카 9,54)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런 그는 자신을 고발하여 죽음으로 이끈 이에게 “평화가 그대와 함께하기를”이라 말하며
입을 맞추고 순교했습니다.
하늘의 불을 부르던 ‘분노의 사람’이, 자신을 죽이는 이를 용서하는 ‘평화의 사도’로 변한 것입니다. 
 
이 놀라운 변화는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두려움’이 ‘믿음’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분노는 종종 깊은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상처와 불의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스승 예수님과 동행하며 이 모든 두려움을 이겨낼 답을 얻었습니다.
르완다 대학살의 생존자 이마퀼레 일리바기자의 체험은 이 여정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첫째, 야고보는 죽음마저 이기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죽어서 곡소리가 진동하던 야이로의 집에서
“아이야, 일어나라!”는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에 소녀가 살아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 체험은 죽음의 공포를 이기는 해답이 되었습니다. 
 
이마퀼레 역시 7명의 여성과 함께 좁은 화장실에 숨어 91일을 보냈습니다.
밖에서는 가족을 죽인 학살자들이 자신을 찾아다녔고, 그녀 안에서는 ‘독을 품은 뱀과 같은 증오심’이 자랐습니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 속에서 그녀는 기도하며 깨달았습니다.
육신은 저들의 손에 달려있어도, 영혼은 오직 하느님께 달려있음을 말입니다.
죽음의 공포를 넘어 하느님을 유일한 보호자로
받아들인 순간, 그녀는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야고보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타보르산에서 눈부시게 변모하신 예수님을 뵈며,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목격했습니다.
이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계명마저도,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분과 함께라면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이마퀼레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라는 기도 구절을 바치지 못했습니다.
그 구절은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았습니다. 그러나 기도 중에 “너는 나의 용서를 원하면서
왜 다른 이들을 용서하지 않느냐?”는 하느님의 시선을 체험하고, 마침내 살인자들을 용서하기로
결심합니다.
심판은 나의 몫이 아니라, 모든 이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몫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분노는 두려움에서 오고, 두려움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사라집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동행할 때, 그분은 우리의 두려움을 없애주십니다. 
 
첫째로, 그분은 죽은 이도 살리시는 생명의 주관자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죽음과 상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로, 그분은 모든 것을 당신 뜻대로 이루실 의로운 심판자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 앞에서 분노하며 심판자가 되려 할 필요 없이,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분은 겟세마니에서 피땀 흘리셨듯, 지금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영원한 중재자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떤 고통 속에서도 홀로 버려지지 않음을 믿어야 합니다. 
 
이 주님과 동행할 때, 우리를 묶고 있던 두려움의 사슬이 끊어집니다.
두려움이 사라진 그 자리에 하느님의 자비가 채워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미움 대신 용서를,
분노 대신 평화를 선택하는 **‘평화의 사도’**로 변화되어 갑니다. 
 
진짜 기적은 홍해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미움을 가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와 동행하면 ‘반드시’ 일어나는 가장 큰 기적입니다.
성 야고보 사도의 전구를 청하며, 우리 모두 주님과 함께 두려움을 넘어 평화를 이루는 복된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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