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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7-25 조회수 : 74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복음: 마태 20,20-28 
 
참다운 권력은 섬김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오늘은 예수님의 열두 사도단 안에서 핵심 멤버였던 야고보 사도의 축일입니다.
수제자 베드로, 애제자로 추정되는 요한에 이어 빅쓰리 안에 들었던 사도였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회심 이전, 야고보 사도의 모습은 놀랄 정도로 미성숙했고 세속적이었습니다.
오늘날 정치판 주변에서 한번 떠 볼려고 기웃거리는 속물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야고보 사도는 세상 부족한 오늘 우리, 야심 투성이인 오늘 우리에게 존재 자체로 큰 위안을 주는 사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예수님을 따라나섰지만 그 동기가 순수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제자가 됨으로 인한 반대급부를 은근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스승께서 건설할 그리스도 왕국에 대해서 전혀 그릇된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스승 예수님을 여타 다른 지상적 통치권자와 동일선상에 놓고 있었으며, 곧 도래할 그리스도 왕국에서 ‘물 좋은 자리’를 얻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더 비겁한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런 야심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솔직하게 직접 스승님을 찾아와 남자답게 “스승님, 나중에 아시죠? 저 꼭 한 자리 부탁합니다!”라고 청했으면 나았겠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치사하게도 어머니를 방패삼아 예수님께 인사 청탁을 한 것입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 21) 
 
이토록 한심하고 어색한 상황을 직면한 예수님께서 얼마나 난감해 하셨을까,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제자 교육에 열정을 기울이셨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제자의 모습을 보니 많이 안타까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야고보 사도에게는 아직 참 깨달음의 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아직도 예수님의 구원 사업 전체를 조망하는 큰그림을 못 보고 있으니, 그들의 눈을 가로막고 있는 비늘을 벗겨내는 아픔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프겠지만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의 영성은 ‘물 좋은 한 자리’를 추구하는 출세주의자들의 정신과는 거리가 멉니다.
개인적인 야심이나 이기심은 그리스도교 정신과는 어긋납니다.
교회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성취나 야욕을 추구하려는 사람은 백이면 백 그리스도교를 망신시킬 것입니다. 
 
종교는 절대로 개인의 야심을 실현시켜주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자신의 계획과 개인적인 이익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계획을 맞추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헌신과 희생 없는 종교처럼 위험한 것이 다시 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야망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분과 동일시되려는 야망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욕심이 있다면 그것은 이웃을 섬기려는 욕심이어야 합니다. 
 
“참다운 권력은 섬김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우리 교회는 가장 가난하고, 힘없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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