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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4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8-04 조회수 : 123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오늘 복음의 빵의 기적 이야기가 최후 만찬 때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를 예시하는 사건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주시니...그러나 이 이야기는 이에 못지않은 중요한 메시지, 복음서의 다른 일화들과 구별되는 특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들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교 신앙인 각자에게 주어지는 메시지입니다.

 

배에서 내리신 예수님은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생각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십니다. 이들은 소문을 듣고 육로로 우회하여 예수님을 따라나선 사람들입니다.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병자도 병자지만, 마음의 상처와 소외와 절망 속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을 가엾은 마음으로 치유해 주시고,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으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참 목자로서의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주십니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도 예수님이 보여주신 가엾은 마음을 본받아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하고 제안합니다.

 

물론 예수님은 군중을 돌려보내실 것이나, 지금은 아닙니다. 그들을 배부르게 하신 다음입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제자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였습니다. 이 많은 군중의 시장기를 달래기에도 어림없는 분량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의 제안은 당연하며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이 가진 것으로 군중을 배부르게 하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제자들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하고 말씀하시면서 말입니다.

예수님의 지시에 따라 제자들이 가진 것을 다 건네드린 그 현실은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현실이 되어 다시 건네집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시니 가능한 현실이었으며, 제자들은 가장 가까이에서 이 현실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아마도 군중은 이 현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그 자리에서는 몰랐을 것입니다 -, 군중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합니다.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 이 표현 속에는, 열두 제자가 예수님의 뒤를 이어 이루어 나가야 할 사명이 깃들여 있습니다. 한 광주리씩 짊어지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배고픈 사람들을 찾아 배부르게 해야 하는 사명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을 파견하셨듯이,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영원히 함께하실 것임을 빵의 기적을 통해 다시금 분명하게 보여주십니다. 제자들이 이루어 나가는 일은 이제 예수님의 일, 나아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일로 격상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먼저 제자들이 체험했듯이, 미리 체념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을 넓히도록 초대하시는 예수님, 군중 곁에서 봉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겸허한 자세와 함께 굳건한 믿음 갖추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을 뵙니다.

오늘 하루, 다른 누구 또는 무언가의 도움을 찾기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고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의욕 넘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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