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복음: 마태 22,34-40
예수님의 어머니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그리고 오늘 우리의 어머니로!
오늘 우리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모후’라는 말의 의미는 ‘왕의 어머니’입니다.
인류의 구세주요 만왕의 왕으로 오신 메시아 예수님을 열 달 가까이 태중에 모셨고, 어렵사리 출산하셨으며, 30년 세월 동안 양육하시고 교육하시고 동반하셨던 성모님께 모후라는 칭호는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그런데 모후이신 성모님은 호의호식하시고 떵떵거리며, 때로 왕보다 더 큰 귄세를 누리던 세상의 대왕대비와는 철저하게도 차별화된 모후이셨습니다.
섬김과 봉사의 어머니셨고, 희생과 헌신의 어머니셨습니다.
지상에서 예수님뿐만 아니라 사도들의 어머니요, 우리 모든 신자들의 어머니가 되셨던 성모님께서는 하늘에 오르신 뒤에도 지속적으로 우리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성모님께서는 오늘 이 시대에도 하고 계시는 역할이 막중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오늘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서’계십니다.
그런데 그냥 서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방관자나 감독관으로 서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중개자로, 협조자로, 안내자로, 인도자로 그렇게 서 계십니다.
어떻게 하면 부족한 우리의 입을 대신해서 하느님께 잘 말씀드려줄까?
어떻게 하면 우리의 실수나 과오를 잘 변호해줄까?
어떻게 하면 우리를 하느님께 잘 드릴 수 있을까?
순간순간 고민하시고 노심초사하시는 분이 교회의 어머니 성모님이신 것입니다.
한 가냘프고 연약한 소녀 나자렛의 마리아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묵상해보니 참으로 놀랄 지경입니다.
마리아는 절대 한 상태에 오래 머물러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주님의 뜻이 자신의 생애 안에 이루어지기를 늘 기도하고 고민하였으며, 항상 성찰하고 움직였습니다.
언제나 희미한 안갯속 같은 자신의 인생 여정이었지만, 주님께서 반드시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리라는 것을 굳게 믿으며, 기약 없는 먼길을 걷고 또 걸어가셨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마리아는 놀랍게도 예수님의 어머니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하느님의 어머니에서 천상의 모후로, 천상의 모후에서 교회의 어머니로,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의 어머니로의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셨습니다.
성금요일 골고타 언덕 십자가 위에 매달리신 예수님께서는 그 혹독한 고통 가운데서도 아직 채 못 다한 몇 가지 사명을 수행하십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당신 제자와 어머니 마리아 사이에 모자 관계를 맺어주신 것이었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마침내 마리아는 제자들의 어머니요 교회의 어머니, 그리고 오늘 우리 각자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 시대와 우리 교회가 어머니 성모님의 도움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시대라는 것을 절감하셨을 것이고, 그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제정하셨습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2018년 3월 3일자로 이와 관련된 교령을 발표하였는데, 요지는 이렇습니다.
“교회 안의 사목자들, 수도자들, 신자들 안에서 교회의 모성적 감각을 성장시킬 뿐 아니라, 참된 마리아적 독실함을 성장시키기 위해 이러한 공경을 증진하고 격려하기를 원한다.”
어머니는 가정의 여왕이자 주인이 분명합니다. 어머니 없는 가정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입니다.
어머니 없는 가정, 허전하고 쓸쓸할 뿐입니다.
가정 안에서 어머니의 역할이 막중한 것처럼, 하느님의 집인 교회 안에서도 어머니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교회의 어머니 역할을 할 여인을 선택하셨는데, 그분이 곧 성모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양떼, 우리 교회를 위해 성모님을 간택하셔서 우리의 협조자, 동반자, 조력자가 되게 하셨으며, 우리를 위한 갖은 수고를 다 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한 봉사와 조력의 삶을 살도록 성모님을 이끄셨습니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그 날이 오기까지 성모님께서 우리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도록 준비하셨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