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모니카 기념일
예전부터 꼭 다녀보고 싶은 학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학원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학원은 힘 빼는 학원입니다. 왜 이렇게 힘 빼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면, 예방주사 맞을 때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힘 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나름 힘을 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손바닥으로 ‘탁’ 치면서 “힘 빼~”라고 하십니다. 운동 배울 때도 코치는 꼭 힘 빼라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 베트남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는데, 마사지사가 제 등을 치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힘 빼~”
힘 빼고 있는데도 또 무슨 힘을 빼라는 것인지. 그런데 그 깨달음을 미용실에 갔다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발을 마치고 머리를 감을 때, 미용사 편해지라고 머리를 살짝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겁니다. 그냥 기대고 계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냥 기댔습니다. 머리를 이쪽으로 움직이면 그냥 미용사의 손에 기대서 그 움직임에 맡겼습니다. 힘 빼는 것은 믿고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믿고 맡기니 진짜 힘을 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늘 믿지 못하고 또 맡기지 못하니 힘을 꽉 주고 있으면서 힘든 시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주님께 힘을 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어야 합니다. 편안한 삶이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을 비로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한 ‘불행 선언’입니다. 겉모습과 속마음이 불일치시키는 위선을 불행의 이유로 이야기하십니다. 당시의 이 종교 지도자들은 율법과 전통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지킬뿐이고, 이로써 그들 삶을 경직하게 했습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힘 빼는 삶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런 신앙이 잘못되었음을 꾸짖습니다.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마태 23,27)이라고 하시지요. 무덤은 부정함의 상징이었기에, 실수로 밟아서 부정해지지 않도록 회칠을 한 것입니다. 겉은 깨끗하고, 단정해 보이지만 그 안은 썩은 시신으로 가득한 무덤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겉치레 신앙’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과거의 예언자들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지금 주님을 믿지 않고 온전히 맡기지 못함을 이야기하십니다. 겉모습보다 마음을 꾸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을 빼야 온전히 자기를 내맡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위선과 완고함을 가지고 온 힘을 꽉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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