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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9-02 조회수 : 148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

 


예수님은 어제는 고향 나자렛에서, 오늘은 복음 전파의 주요 무대인 갈릴래아 호수 주변, 그 가운데서도 순례지로 유명한 가파르나움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십니다. 카파르나움은 당신께서 사시는 고을’(마태 9,1)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수님의 주요 활동 무대였습니다. 비옥한 땅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중요한 무역로의 교차로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헤로데 필리포스와 헤로데 안티파스가 다스리던 땅의 경계 지역 길목으로서 국경을 지나는 많은 이방인에게 세금을 징수하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로마 군대가 주둔해 있었으며, 그곳에 근무하던 백인대장의 청으로 예수님이 그 하인의 병을 치유해 주시면서 백인대장의 놀라운 믿음을 격찬하신 적이 있습니다(마태 8,5-13 참조). 지금은 폐허의 상태로 남아 있지만, 유다교 회당터를 볼 수 있고, 마을 한가운데 베드로의 집터 위에는 기념 성당이 세워져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제처럼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회당에서 말씀하셨다는 사실은 회당장의 지명이 전제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유다교 전례에서 안식일에는 보통 두 개의 성경 본문이 봉독되었습니다. 하나는 토라오경에서 택한 본문으로서 율법 학자가 읽고서 해설했으며, 다른 하나는 느비임예언서에서 취한 본문으로서 30세가 된 성인이면 누구든지읽고 해설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누구든지는 필요에 따라 회당장의 지명 또는 부탁을 받은 사람입니다. 오늘은, 고향 나자렛의 회당에서도 그러하셨지만, 유다교 전통에 따라 공적인 자리에 서서 말할 자격이 부여되던 나이 30에 이르신 예수님이 지명을 받으셨고, 그래서 가르칠 기회를 얻으십니다.

 

카파르나움 회당의 사람들은, 고향 나자렛과는 달리,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에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 권위가 결국 마귀의 영을 제압하기에 이릅니다.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러 오신 예수님으로서는 이 사명 수행을 가로막으려는 마귀를 우선 제압하셔야 했습니다. 마귀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미리 폭로해서, 그분의 사명 수행을 훼방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말씀과 행적으로 당신의 제자들은 물론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이 누구신지를 가르치려 했던 핵심 내용, 곧 예수님의 신성을 가리키는 가장 오래된 표현인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임을 마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인내와 사랑으로 가르쳐 제자들에게 꼭 확인하고 싶으셨던 신앙 고백으로서의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 마귀에게서 발설됩니다. 물론 이는 신앙 고백 차원이 아니라, 예수님의 여정을 방해하려는 의도에서입니다. 결국 예수님은 조용히 하여라하는 명령과 함께 마귀를 쫓아내심으로써 당신의 구원 사명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시며, 이 사건은 예수님의 권위와 능력을 공고히 하는 사건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인 세상과 인류의 구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가시면서, 다시 말해서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 건설하기 시작하시면서, 적대 세력인 마귀를 멸망시키러 오신 분임을 분명히 드러내십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며, 그분의 뜻을 왜곡하거나 가로막는 어떤 세력이나 유혹에도 굴함이 없이, 기도로 시작하여 실천으로 채우고 감사로 마감하는, 은혜로운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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