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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9-30 조회수 : 138

부르심과 따름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세 가지 유형의 부르심과 따름의 현장을 목격합니다.

첫 번째 유형은 두려운 감정이나 남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 없이 당당하게 예수님께 나서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하고 말하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모든 면에서 자신이 있는 사람, 무엇이나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분명, 이 사람의 열정은 나무할 데 없이 진지해 보이며, 믿음 역시 모자란 구석이 없이 완벽해 보이며, 나섬 또한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는 순수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사람의 모습에 별 관심을 두지 않으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람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말씀,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하는 말씀을 내놓으시기 때문입니다.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입니다. 자발적인 따름이라 하더라도, 따름에는 안전이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삶, 불편하기 짝이 없는 삶, 가난과 시기와 모욕으로 얼룩진 처절한 삶 등을 미리 각오해야 함을 일러주십니다. 열정이 이러한 삶까지 담을 수 있기를 바라시는 기대가 돋보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따라라.하는 예수님의 직접적인 부르심이 하달되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망설임이 이 부르심을 난처하게 만듭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예수님의 반응은 즉각적입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 버려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이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기로 결심한다는 것은 당신이 제안하시는 삶, 곧 세속적 가치를 뛰어넘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 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평범한 삶에서 죽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가르침, 세속적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삶이 요구된다는 가르침을 주십니다.

 

세 번째 유형은 자발적으로 나서기는 하나, 조건을 내세우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첫째 유형과 둘째 유형이 부정적으로 혼합된 경우로 보입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규정됩니다. 쟁기에 손을 댔으면, 논이나 밭이 제대로 갈아엎어지도록, 뒤를 돌아보는 일이 없이 앞만 주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함께하기로 다짐했다면, 과거에 집착하는 삶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부르심에 진솔하게 대답한 사람, 그런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 오늘 말씀, 오늘 예수님의 부르심에 견주어 점검해 보아야겠습니다.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로, 상대적으로 선한 신앙인이라는 자평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결심했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말과 행동을 늘 점검하고 다스려 나가야 합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다운 말과 행동으로 다가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만들어나가는, 신앙인다운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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