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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01 조회수 : 83

수호천사

 


오늘 기념하는 수호천사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개념은,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성경을 바탕으로 형성된 신심으로서 신학적으로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여 정착된 개념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먼저, 구약성경은 위험 중에 있는 개인이나 공동체를 돕거나 보호하는 존재로 여러 곳에서 천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창세 19,10-14. 16; 24,7; 48,16; 탈출 23,20. 23; 다니 3,49-50; 시편 34,7-8; 91,11-12; 토빗 5). 특히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탈출 23,20) 하는 말씀처럼, 천상의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순례 여정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보호자와 안내자들의 현존과 역할이 있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도 천사가 하느님 백성의 협력자라는 오래된 관념이 발견됩니다(사도 5,19; 12,7-10; 히브 1,14; 갈라 1,8). 또한 이 수호천사가 인간 개개인과 지속적이며 개별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언급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전형적 표현이 오늘 복음 말씀인 마태오 복음에 나옵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하느님 사랑의 보편성을 강조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수호천사에 대한 교리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로마의 성 헤르마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오리게네스 같은 교부들도 모든 사람에게 그를 인도하는 수호천사가 하나씩 파견되었다고 확신하며,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와 성 예로니모와 성 대 바실리오 등도 수호천사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는 가운데, 특별히 인간들의 영혼을 지키는 존재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호천사에 대한 교리는 중세 이후 더욱 발전을 거듭하여, 4차 라테라노 공의회(1215)에서 처음으로 교의적으로 확정되기에 이릅니다.

전통적으로 수호천사는, “육신에 대하여 온갖 불행을 막아 주며, 영혼 사정에 유효하다면 세속적인 일이라고 하더라도 도움을 주는 존재, 영혼에 대하여는 극복하기 어려운 마귀의 유혹을 물리쳐 주고, 선한 생각을 일으켜 선행을 권하며, 우리를 위하여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특히 임종 때 우리를 도와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존재, 그러므로 영육 간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도움을 청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사흘 전 대천사 축일에도 묵상해 보았듯이, 하느님은 세상과 인류 구원이라는 당신의 뜻을 이루시고자 독생 성자를 십자가상 희생 제물로 바치셨으며, 영적 존재인 당신의 천사들을 파견하여 구원 사업을 펼쳐 나가십니다.

오늘, 성경에서 명시적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하더라도, 전통적으로 발전되어 온 신심을 존중하고 성경을 폭넓게 해석한 교회의 권위로 제정된 수호천사 축일을 기념하면서,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의 뜻을 다시금 새기며, 수호천사의 인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주님의 뜻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하루, 나아가 비신자들에게 주님의 뜻을 알리고 그 길로 인도하는 수호천사로서의 모습을 자랑하는, 보람 있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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