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0월 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09 조회수 : 37

복음: 루카 11,5-13: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기도의 끈질김과 그 열매를 가르치신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9절) 하늘나라는 아무렇게나 열리는 문이 아니다. 그것은 게으른 이가 아니라, 끊임없이 청하고 찾으며 두드리는 사람에게 열리는 문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주시기 위해 기도하라고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도를 통해 그것을 받아들일 그릇을 넓히도록 하시기 위해 기도하게 하신다.”(Sermo 102) 즉, 기도는 하느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켜 그분의 은총을 담을 준비를 하는 행위이다. 

 

예수님께서는 일상의 사물로써 진리를 드러내신다. 생선은 세례와 믿음을 상징한다. 물속에서도 살아남는 생선처럼, 믿음은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생명을 지켜 준다. 반대로 뱀은 속임수와 죄의 상징이다. 달걀은 희망을 나타낸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생명이 숨어 있듯, 믿는 이의 희망은 언젠가 드러날 미래의 영광을 지향한다. 그러나 전갈은 절망과 파괴를 뜻한다. 꼬리에 독을 품고 있듯, 희망을 잃은 삶은 자신을 해칠 수 있다. 마태오 복음에서 추가되는 빵은 사랑을 뜻한다. 빵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음식처럼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양식이다. 반대로 돌은 굳은 마음, 사랑을 거부하는 완고함을 상징한다. 믿음·희망·사랑이라는 삼덕은 이렇게 주님이 주시는 선물이며, 우리의 기도 안에서 더욱 성장한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13절) 여기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시는 최고의 선물은 성령이다. 성령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가능하게 하고, 우리를 진리와 사랑 안으로 이끄시는 분이다. 교리서도 이렇게 말한다. “기도는 하느님의 은혜와 성령을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특권적 순간이다.”(2652항) 

 

우리는 자주 기도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정말 들어주실까?” 하는 의심을 품는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분명하다. 주님은 우리가 청하는 대로가 아니라,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을 주신다. 우리가 간구해야 할 가장 큰 은사는 바로 성령, 즉 하느님 자신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기도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에, 또 일상의 순간마다 하느님께 마음을 열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임무이다. 성령을 받은 사람은 믿음의 흔들림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기도 안에서 믿음·희망·사랑을 청하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성령을 받아 살아가라는 초대이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문을 두드리기만 하면, 그 문을 활짝 열어 주시는 분이시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