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0월 1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11 조회수 : 80

참으로 이해하기 난감한 예수님의 말씀!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라는 군중 속 한 여자의 외침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이 참으로 특별하고 이해하기 난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 27-28) 

 

이 복음 구절을 접하고 많이 의아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성모님께서 얼마나 서운해하셨을까?

안타까워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막중한 사명을 지니셨던 예수님이라 할지라도 어찌 그리 어머니께 냉정하실 수 있는가?

의문을 품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람들의 칭송 앞에서 ‘그렇습니다. 저희 어머니,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훌륭한 분이십니다.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한 마디 해주시면 어디 뿔이라도 난답니까?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꼭 그렇게까지 하셔야 했냐?’고 따질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알쏭달쏭한 예수님의 말씀을 곰곰히 묵상해보니, 오히려 이 말씀은 성모님을 섭섭하게 해드린 말씀이 아니라 성모님을 향한 극찬의 말씀이었습니다.

성모님께 지상 최대의 영예를 드리는 선물의 말씀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일생을 묵상해보면,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주의깊게 경청하신 분은 다시 또 없습니다.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에 즉각적으로 응답한 분도 없습니다.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말씀 앞에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순명한 사람도 없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하셨음과 동시에 당신의 영혼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예수님을 낳으셨음과 동시에 당신의 영혼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탄생시키셨습니다. 

 

당신 아들 예수님과 삼십여년을 동고동락하신 성모님께서는 가장 가까이에서 예수님을 통해 흘러나오는 하느님의 말씀을 접했습니다.

언제나 진지하게 묵상했고, 그 말씀을 충실하게 사셨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예수님이 말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성모님이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알쏭달쏭한 말씀는 곧 성모님을 향한 극찬의 말씀인 것입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당신의 몸으로 잉태하시고 출산하신 것, 참으로 위대한 성모님의 업적입니다.

그러나 더 큰 업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모님께서 충실히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하신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 말씀의 진의는 이것입니다.

성모님은 단지 자신의 어머니, 즉 혈육관계라는 것 때문에 훌륭하거나 행복한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 인해 훌륭하고 행복하심을 강조하십니다. 

 

성모님에게서 하느님의 말씀을 빼고 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말씀’을 열 달 동안이나 자신의 태중에 모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른 세 해 동안 ‘말씀’ 곁에서 함께 생활하셨습니다.

언제나 ‘말씀’을 경청했고 관상했으며 그 말씀을 삶 가운데 실천하셨습니다. 

 

말씀에 대한 성모님의 충실성은 다음과 같은 응답에서 잘 드러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