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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4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13 조회수 : 72

불행 선언, 하나!

 


오늘부터 사흘 동안 우리는 유다교의 지도자들인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을 겨냥한 비난의 말씀들, 나아가 불행의 말씀들을 듣고 묵상합니다. 마태오 복음 23장의 내용과 유사하기는 하나, 루카 복음이 바리사이들에 대한 비난과(37-44) 율법 교사들에 대한 비난을(46-52)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는 점 정도를 차이점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루카 복음 저자는, 마태오 복음 저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속해 있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유다교와 논쟁을 벌이는 데에 유용한 예수님의 말씀들을 이 자리에 한데 모아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의 첫째 비난은 그분을 식사에 초대한 바리사이가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먼저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하는 이의제기에서 비롯됩니다. 식사 전에 손이나 몸을 씻는 것은 일종의 목욕재계로서 당시의 유다교도들, 특별히 지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식으로 각인되어 있었으나, 예수님은 이를 배척하시면서, 새로운 가르침으로 대체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의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신앙 행위를 참된 내적 신앙으로 끌어올리고자 하십니다.

 

이러한 의도에서, 예수님은 식기 청결, 유다인들에게 단순한 위생적 차원을 넘어 종교적 정결 예식과 밀접히 연계되어 있던 식기 청결을 예로 바리사이들을 질타하십니다. 식기를 세척할 때 겉과 속을 깨끗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에서 속은 그대로 둔 채, 겉만 깨끗이 하는 행태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다른 곳에서 예수님은 그 을 사람의 마음에 비유하시며,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살인, 간음, 불륜, 도둑질, 거짓 증언, 중상이 나온다.”(마태 15,19) 하고 지적하십니다. 따라서 겉 이상으로 속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마태오 복음과는 달리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은 잔 속을, 너희의 속을 깨끗이 하는 방법을 역설적으로 제시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하는 말씀을 통하여, 그 속이 자선을 베풀기에 합당한 것으로 채워져 있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속이 자선을 향한 마음으로, 곧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로 채워져 있는 것이 바로 속을 깨끗이 하는 구체적인 방법임을 일러주십니다. 이를 통해, 속뿐만 아니라 겉까지, 마음뿐만 아니라 행위까지, 나아가 모든 것이 깨끗하게 되리라 예고하십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오늘 예수님은 유다교의 율법과 종교적 전통에 대해 유권 해석을 내리던 바리사이들의 위선적 행위를 고발하십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율법에서 더 중요한 요소들인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무시하고,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 찬 마음을 깨끗이 하기를 마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신앙생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신앙생활에는 권위가 있을 수 없으며, 기쁨과 보람 또한 함께할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도, 말하는 대로 행동하고, 아는 대로 행동하는 자세를 뛰어넘어, 믿는 대로 행동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자랑하는, 활기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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