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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25 조회수 : 64

참된 기도

 

[말씀]

1독서(집회 35,12-14.16-18)

기원전 2세기경 유다인 현자였던 집회서 저자는 예언자의 설교 모습을 빌어, 제사를 바치는 행위만으로 올바른 신앙인이라 자처하던 자들을 거슬러 경고의 말을 던집니다. 참된 제사는 제물의 풍요로움이나 의식의 엄격함이 아니라 마음의 회개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회개를 통해서만이 우리는 이웃, 특히 가난하고 억눌린 이웃을 향하여 마음을 열 수 있으며, 하느님의 선물을 겸손하게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2독서(2티모 4,6-8.16-18)

복음 전파자로서의 삶을 마감할 때가 다가오자, 사도 바오로는 열심히 달려온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나름의 평가와 함께 정리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특히 사도는 선교활동 중 굴하지 않고 극복해낸 갖가지 어려움을 회상하며 주님께 영광을 드림과 아울러 모든 것이 그분의 은총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사도가 확신을 갖고 기대하는 하늘나라의 보상 또한 지극히 높으신 분의 선물일 것이기에, 하느님은 영원히 영광을 받으셔야 할 분입니다.

복음(루카 18,9-14)

간결한 비유 이야기를 통하여 예수님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유형의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여기 당당한 모습으로 바리사이파 한 사람이 서 있다. 신심이 깊고 율법 준수에 철저했던 사람이나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인물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을 예찬하고 있으며 이웃을 단죄하는 우를 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멀찍이 초라한 모습으로 세리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세리라는 직업만으로 부정직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취급되었지만,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자비를 청했기에 올바른 사람 곧 구원의 대상으로 인정받습니다.


[새김] 

기도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습니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세례성사를 받은 이래, 가톨릭 신자들은 그 무엇보다도 기도로 은총의 선물인 신앙을 가꾸고 키워나갑니다. 기도를 멀리하는 신앙은 점차 그 열기를 잃어 냉담이라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서게 됨을 우리 자신 또는 이웃의 체험을 통해서 자주 확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는 기도로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읽고 살필 수 있어야 하며(1독서), 그분의 뜻대로 죽음이 아니라 생명이 온 세상에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2독서). 곧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우리 삶의 한가운데에 모시는 신앙 자세를 자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도는 그러기에 인간으로서 하느님을 만나 뵙고, 이 세상에 살면서 하늘나라를 지향할 수 있는, 유일하며 거룩한 통로입니다. 기도한다고 하면서 하느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일에 급급하거나, 나아가 하느님 앞에 똑같은 형제인 이웃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우를 범한다면, 이는 오늘 복음 속의 바리사이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철저하게 비우고 하느님을 중심에 모실 수 있어야 하며, 하느님만이 우리의 속마음을 낱낱이 헤아리시고, 이웃 관계에서의 속사정을 훤히 꿰뚫어 보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할 때, 비로소 우리는 복음 속의 세리처럼 진정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은 기도를 통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뜻을 살피고, 그 뜻을 그대로 받아들여 실천에 옮겨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복음 속의 세리처럼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만을 중심에 모시고 살겠다는 신념으로, 이 한 주간 거룩하게 다스려 나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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