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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27 조회수 : 131

시몬과 유다(타대오) 사도

 


오늘 우리는 열두 사도 가운데 두 분, 성 시몬과 유다 사도를 기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다른 사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두 사도에 관하여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시몬을 열혈당원으로 소개하는 정도입니다(마태 10,4; 마르 3,18; 루카 6,15; 사도 1,13). 열혈당원은 로마 제국과 그 동조자들에게 무력으로라도 대항해서 유다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고 믿고 행동하던 정치 집단이었습니다.

유다는 오늘 복음인 루카 복음의 사도 명단에는 야고보의 아들 유다로 명시되고 있으나(루카 6,16),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에는 유다 대신 타대오가 언급됩니다(마르 3,18; 마태 10,3). 이는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 이스카리옷과 구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사실 예수님 시대에, 한 사람이 유다식 이름과 그리스식 이름을 동시에 갖는 일이 흔했습니다. 따라서 유다(Judas)의 그리스식 이름이 타대우스(Thaddaeus)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도 유다는 자연스럽게 유다 타대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한편, 서방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시몬은 처음에는 이집트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유다 타대오와 함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활동했고, 두 분 모두 페르시아로 건너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페르시아에서 이교도의 사제와 예언자들과 논쟁하다가 그들의 신상을 무너뜨려 처형되었는데, 시몬은 십자가형이나 톱으로 몸이 잘려 순교했고, 유다 타대오는 창에 찔리거나 도끼로 참수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 전승에 따라 8세기 이후 1028일 같은 날에 이 두 사도를 기념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밤을 새워 기도하신 다음,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 가운데 열둘을 뽑아 사도라 부르십니다. 루카 복음이 특별히 강조하는 예수님의 모습 가운데 하나는 중대한 사건이나 결정 앞에서 늘 기도로 시작하시는 모습입니다. 요르단강 세례, 베드로의 신앙고백, 거룩한 변모, 주님의 기도, 겟세마니 동산, 십자가상 죽음의 시간 등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먼저 밤을 새워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만큼 사도 선택이 중대한 사건이었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은 사도들을 늘 곁에 두시어, 그들이 당신의 말씀을 직접 두 귀로 듣게 하고, 당신의 행적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하십니다. 바로 이들이 당신의 뒤를 이어 귀와 눈으로 직접 듣고 본 것을 전하며, 지상 교회를 맡아 구원사업을 이어나갈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자 양성은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었으며, 예수님의 최대 역점 사업이 제자 양성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이 뽑아 세우신 사도들은 출신과 성격과 직업이 매우 다양한, 얼핏 보기에 우리와 별반 큰 차이가 없는 매우 평범한 사람들로 보입니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을 당신 교회의 큰 기둥으로 키워내셨다는 사실 앞에서, 스승 예수님의 놀라운 능력을 확신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지상에서 펼치신 기적 가운데 가장 위대한 기적이 바로 제자 양성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 특별히 기념하는 두 사도, 시몬과 유다를 포함한 당신의 모든 사도를 위해 그러하셨던 것처럼, 부족한 우리를 하느님 나라 건설에 꼭 필요한 일꾼으로 만들어 나가시리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더 열심히 기도하고 더 힘껏 봉사하는, 보람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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