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0월 2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0-28 조회수 : 44

복음: 루카 6,12-19: 제자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1. 두 사도의 기억

오늘 교회는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를 기린다. 시몬은 “열성 당원”(Ζηλωτής)이라 불리며, 유다 율법에 철저하고 민족적 열정을 지닌 인물이었다. 유다는 타대오라고도 불리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에는 드러내지 않으시겠다니 무슨 까닭입니까?”(요한 14,22) 하고 질문한 사도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기질과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주님의 사도로 함께 불림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다양성 속에서도 하나 됨을 이루시는 분임을 드러낸다. 

 

2. 예수님의 선택과 제자 공동체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밤새워 기도하신 후 열두 제자를 선택하셨다고 전한다. 이 선택은 단순한 행정적 결정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와의 친밀한 대화 속에서 이루어진 거룩한 행위였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시기 전에 밤을 새워 기도하신 것은, 제자들이 인간적인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선택되었음을 보여준다.”(In Matthaeum Homiliae, PG 57, 269)

사도들은 특별히 뛰어난 자격이나 학문적 준비로 뽑힌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평범하고 부족한 사람들이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강조합니다: “주님은 완전한 이들을 부르신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이들을 부르시어 완전하게 만드셨다.”(Sermo 340, 1) 따라서 제자의 사명은 인간의 능력에 근거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은총에 의존한다. 

 

3. 사도의 본분: 배우고, 따르고, 닮는 것

‘제자’(disciplus)란 곧 배우는 사람을 뜻한다. 사도들은 먼저 예수님과 함께 머물며 배우는 사람들이었고, 그분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며 점차 스승을 닮아갔다. 공의회 문헌 사목 헌장은 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들은 신앙과 희망과 사랑으로 살아가며,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나라가 자라나도록 협력한다.”(사목 38) 결국 사도 됨은 단순한 직책이 아니라, 스승과 함께 살아가며 “그분처럼 되는 것”(1요한 3,2)을 목표로 하는 삶이다. 

 

4. 오늘 우리에게 주는 초대

열두 사도는 흠 없어서 선택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부르심에 응답했기 때문에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변화될 수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을 받은 우리는, 말씀을 배우고, 믿음을 키우며, 그분을 닮아 살아가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사도가 된다는 것은 먼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것이다. 그분을 닮으려는 이에게서만 진정한 선포가 흘러나온다.”(Enarrationes in Psalmos, 44,23) 

 

5. 결론과 기도

오늘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의 모범은,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에도 불구하고 한 분 주님 안에서 하나 되어 복음을 전한 제자의 삶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사도직 교령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통하여 사도직에 참여한다. 이는 교회의 생명과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는 데서 드러난다.”(Apostolicam Actuositatem, 3)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선택된 자들’로서 제자의 길을 살아가야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부르심에 응답하여, 말씀을 배우고, 사랑으로 살아가며, 세상 속에서 주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이 미사 안에서, 우리 각자가 주님과 함께하며, 주님처럼 닮아가는 제자가 되도록 은총을 청해야겠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