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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0-28 조회수 : 127

좁지만 통과해야 하는 문

 

 

오늘 예수님은 예루살렘 향해, 곧 성부의 뜻에 따라 구원사업을 완성하실 곳을 향해 길을 떠나십니다. 당신을 죽음에 부칠 예루살렘, 예수님은 여러 차례에 걸쳐 성도(聖都) 예루살렘이 예언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도읍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예수님의 호소는 그 강도를 더해 긴박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지 않도록 남은 시간만이라도 잘 활용하도록 이끌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구약시대부터 이스라엘에서는 구원을 주제로 한 논쟁이 자주 펼쳐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후손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소수의 남은 자들만이 구원의 대상이 되리라 강변합니다. 예수님의 화두는 대부분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관한 것이기에, 사람들은 질문을 던집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사실 이 질문은 모든 이의 구원을 바라시는 성부의 뜻에 의구심을 피력하는 질문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구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일깨우시는 것으로 만족하십니다. ‘좁은 문이 주는 의미입니다. 교만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사람, 제멋대로 살거나 육체적인 욕구에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도 영적으로 풍요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 등에게 그 문은 정말 좁을 뿐만 아니라 통과하기 어려운 문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겸손한 마음으로 살면서 육체적이며 물질적인 욕구를 자제하거나 멀리하는 사람에게 그 문은 좁기는 하지만 쉽게 통과할 수 있는 문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미래에는 별 관심이 없이, 이 세상의 재물을 축적하고 소비하는 데 급급하여 거기에서 안전과 행복을 찾도록 부추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육적으로만이 아니라, 영적으로 비대해져만 갑니다. 탐욕이나 갈망을 충족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결국 마음 둘레에 또 하나의 지방층을 쌓아놓는 결과를 초래하기 일쑤입니다. 영육간의 건강에 해로운 이 지방층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이 뚫고 들어설 가능성과 자리가 엷어 보입니다.

 

게다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문이 닫혀 더는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밖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은 아브라함의 자손, 하느님 말씀에 친숙한 사람들이기에, 잔칫상에 초대되었음이 분명하다고 항변할 것입니다: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이들은 진심을 다해 살지 않으면서도 율법에 대한 지식이나 준수로 만족하고 있던 사람들이었기에,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하는 답변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분이 보내신 구세주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좁은 문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먼저 초대받았던 아브라함의 자손들은 쫓겨나고, 뒤늦게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이방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현실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하느님은 독생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으로 이 세상에 보내셨으며, 아드님의 십자가상 희생제물을 통하여 세상과 인류 구원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그러나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분명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몸을 가볍게 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육적 또는 영적으로 불필요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내려놓는 가운데, 몸을 가볍게 만들어나가는, 거룩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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