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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1-06 조회수 : 44

복음: 루카 15,1-10: “죄인을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마음” 
 
오늘 복음은 잘 알려진 두 가지 비유, 잃어버린 양의 비유와 잃어버린 은전의 비유를 들려준다. 이 두 비유는 공통으로 길 잃은 죄인을 끝까지 찾으시고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보여준다.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길 잃은 한 마리를 찾으러 나선다. 만약 인간적인 계산으로만 본다면, 한 마리를 포기하고 아흔아홉 마리를 지키는 것이 이성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계산적이지 않다. 사랑은 하나라도 잃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마음이다.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목자의 모습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떠올리게 한다. 주님의 두 팔은 마치 우리를 어깨에 메고 계신 팔이며, 그 위에 우리의 죄가 얹혀 있다. 우리가 회개하여 돌아오면, 주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쁨으로 맞아 주신다. 성 암브로시오는 말한다. “목자는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나섰다. 그 양은 아담 안에서 길 잃은 인류였고, 어깨에 메어 오신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였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lib. VII, 210–211). 
 
은전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이 새겨진 인간을 의미한다. 우리가 죄로 하느님을 떠날지라도, 그분은 우리 안에 새겨진 당신의 형상을 지워버리지 않으신다. 등불을 켜고 집안을 쓸며 은전을 찾는 여인의 모습은 교회와도 같다. 교회는 세상의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히고, 길 잃은 이들을 끝까지 찾는다. 우리가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올 때, 우리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모상이 다시 빛을 내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10절). 이 기쁨은 단순한 감정적 환희가 아니라, 하늘과 땅이 함께 울려 퍼지는 구원의 기쁨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돌아올 때, 하늘이 기뻐하고, 교회가 기뻐하며, 무엇보다 주님께서 기뻐하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고백한다: “주님, 늦게서야 제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그러나 이제 저는 당신을 찾았고, 당신 안에서 저의 안식을 얻었나이다”(Confessiones X, 27). 
 
우리의 삶이 하느님께 돌아가는 길이 될 때, 우리는 하늘 천사들의 기쁨이 된다. 우리 각자가 회개와 사랑으로 하느님의 기쁨이 되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다. 오늘 복음은 죄인을 끝까지 기다리시는 목자의 마음, 하느님의 인내와 돌아온 한 사람 때문에 하늘이 환호하는 기쁨을 드러낸다. 우리가 모두 날마다 회개의 길을 걸으며, 천사들의 기쁨, 하느님의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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