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기도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여기서 기도의 유형은 청원기도를 말하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기도에 대한 교육의 기회나 피정 등등의 시간에 강사님들이 종종 청원 기도보다는 감사 기도와 찬양 기도에 좀 더 집중하라고 일러주시는 경우가 많으나, 기도의 백미는 그래도 청원 기도입니다.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한다는 것은, 청할 만큼 나는 부족한 존재이며, 하느님은 내 청을 들어주실 수 있는 능력을 지니신 분이라는 신앙고백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용은 청원이어도, 동시에 감사와 찬양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성경의 시편에 150개의 시가 실려 있는데, 그 가운데 60여 개가 청원 기도이고, 40여 개가 감사와 찬양 기도라는 사실이 이를 잘 대변해줍니다.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항구함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한두 번의 청을 올리고 나서, 과연 들어주실 것인지 아닌지를 지켜본다는 것은, 자칫 하느님을 시험해보는, 하느님을 시험대에 올려놓는 큰 잘못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꼭 들어주신다는 믿음으로 항구하게 청하라는 말씀입니다.
청했던 대로, 바랬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립니다. 열심한 신자들은 ‘아직도 정성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탓하는가 하면, 많은 경우는 쉽게 포기해버리거나 불신을 표명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신앙생활까지 포기해버리니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성이 부족해서이니, 내 뜻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죽어라 기도한다! 이 역시 또 다른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의식의 전환이 정말 필요합니다. 하느님을 내 뜻 안에 가두어놓는, 하느님이 하느님이 아니라 사람인 ‘나’가 되기를 바라는 모순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우리 인간이 하지만, 들어주시는 분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모든 것을 다 아시고 모든 것을 다 이루실 수 있는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신 예수님의 위대한 모범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뜻이 내 뜻에 맞추어질 때까지가 아니라, 내 뜻이 하느님의 뜻에 맞추어질 때까지 끝까지 인내하며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기도 자세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하는 주님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풀어드릴 수 있는 자세입니다.
오늘 하루도 신앙생활의 기초이며 핵심인 기도에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먼저 내 기도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기도인지 살피고, 나아가 내 뜻대로는 아니어도 하느님은 분명 내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확고한 믿음을 다져나가는, 소중한 신념의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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