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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11-25 조회수 : 203

시련을 통한 결실

 


우리는 흔히 이웃들에게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면, 그들이 이 메시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찬송으로 화답해주리라 기대하지만, 환상으로 그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메시지가 그들에게 우리를 반대하거나 트집 잡는 빌미가 되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마음 답답한 일이지만,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때로 혁신적이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각자의 생활 습관 또는 생각하는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2000년 전에도 많은 사람이 예수님 반대편에 섰으며, 사도들과 초대교회 신자들을 박해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가톨릭신자들은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고 진심이 가감 없이 밝혀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같은 운명을 각오해야 한다는 현실 앞에 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거부되고 모독을 당하는 현실은 부정적인 기회보다는 긍정적인 기회로 자리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진리이신 예수님을 증언할 기회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공격을 받을 때, 우리는 살아온 신앙을 좀 더 곰곰이 돌이켜보고, 그 신앙이 내게 무엇이었고 내 안에 무슨 변화를 일으켰는지 등을 살펴나가면서, 지혜와 용기를 갖추게 됩니다. 시련을 통해서 오히려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맛보게 됩니다. 비난과 공격에 익숙해지게 되고, 맞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하며, 확신을 다지고, 좋은 결실을 내도록 힘쓰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역설적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시련과 박해의 중심에 서 있을 때, 오히려 결실의 절정에 이르곤 합니다. 모든 시련을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리스도를 위한 시련으로 인식하며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때, 하느님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서시며, 생명의 원천인 고통과 죽음의 신비가 새롭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내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은 적이 있었나? 가톨릭 신자로서의 확신 때문에 시련에 놓이거나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나?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이 없다면, 아마도 내 신앙에 대한 확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도, 지나치게 고요한 신앙생활을 해 왔거나, 예수님을 따르기는 하나 늘 주위의 눈치를 보는 소심한 제자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 모든 결과는 하느님께 맡겨 드리고, 그분의 자녀답게 외치고 행동하는 신앙인, 거짓과 불의와 분열과 맞서 싸우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힘쓰는, 생기 넘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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