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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4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04 조회수 : 47

복음: 마태 7,21.24-27: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21절) 말씀하신다. 곧 입술로만 주님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우리의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이를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에 비유하신다. 반면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이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에 비유된다. 비와 강물과 바람은 인생의 수많은 시련과 유혹을 상징한다. 그러나 반석이신 그리스도 위에 사는 이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초대 교부들은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신앙생활의 핵심으로 삼았다. 오리게네스는 반석을 “그리스도 자신이며, 그 위에 세워진 집은 인간 영혼”(Comment. in Matthaeum XII, 11)이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진 삶은 어떤 풍랑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아우구스티노는 단순히 ‘주님’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이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자와 같다.”(Sermo 179,7)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은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요새와 같다.”(Hom. in Matth. XXIV, 2) 가르친다. 치프리아노는 교회의 차원에서 이 말씀을 해석하며, “교회가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세워졌기에 박해에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De unitate ecclesiae 4) 말한다. 
 
교회는 일관되게 말씀의 실천을 구원에 이르는 길로 가르쳐 왔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믿음은 행위와 결합하여야 하며, 살아있는 믿음은 사랑으로 활동한다고 선언한다(D 1532). 계시 헌장도 신자들에게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삶의 기초를 세우라.”(21항) 가르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듣는 신앙’에서 ‘사는 신앙’으로 나아가라고 초대한다. 반석 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 위에 우리의 삶을 세우는 것이다. 반대로 모래 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자기 욕망과 세상의 기준 위에 삶을 세우는 것이다. 신앙은 단지 “주님, 주님”이라고 외치는 입술의 고백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느님의 뜻을 선택하고 실천할 때, 곧 행동으로 옮겨질 때 완성된다. 그때 우리는 그리스도와 닮아가며,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시고, 대림 시기의 은총 안에서 주님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할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세워진 집처럼 된다.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굳건히 서 있는 삶, 바로 이것이 하늘나라를 향한 참된 길이다. 대림 시기를 지내며, 우리 삶의 기초를 다시금 점검하고, 주님의 말씀 위에 굳건히 세우는 은총을 청하여야 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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